김승열 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변호사
김승열 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변호사
김승열 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변호사
지난해는 중국의 지식재산권법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의 모습이 더욱 더 느껴지게 하는 한해였다.

최근 베이징의 지식재산권 법원은 국내 '미르의 전설' 게임업체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중국의 웹게임 '전기패업' 개발사인 37게임즈를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에 따른 서비스 금지 소송에서 저작권침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그간 지식재산권보호와 관련해 중국법원이 가지는 다소 불확실성 내지 불투명성 때문에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이제 중국법원의 태도가 종전과는 많이 변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에서 지식재산권 전문 법원을 설립하고 나아가 지식재산권보호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제는 중국의 특허권 등의 출원 건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엄청나게 증가하고 나아가 명실상부한 지식재산권의 수출국가로 자리매김을 함에 따라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도 자연스럽게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태도는 미국 무역분쟁에서 중요 이슈 중의 하나가 지식재산권보호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은 1984년에 제정한 특허법에 대하여 네번 째로 개정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그 주된 내용은 특허침해의 경우 그 손해배상의 산정이 어려울 경우에 법정 손해금의 범위를 현저하게 올린 것이다.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1만 위안에서 1백만 위안정도까지 였으나 이를 대폭 증가하여 10만 위안에서 5백만 위안으로 증액한 것이다. 이는 시시하는 바가 크다.

특허침해자가 매출이나 이익 관련 자료를 폐기하거나 이를 법원에 제출하지 아니함으로써 특허권 침해로 인한 실손해 배상금액을 제대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되는 법정 손해금이어서 이 금액의 증액은 특허권자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다. 물론 법원의 최종 범위설정이 남아 있어서 그 실효성 여부에 관한 부분은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중국 자체가 이제는 지식재산권의 명실상부한 수출국가로서 자리매김을 하고자 하는 이 시점에서 이루어져 실효성에 기대를 갖게 한다.

또 하나 중요한 조항은 온라인사업자에 대한 배상책임의 부과이다. 즉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의 플랫폼에 각종 지식재산권 침해가 있는 침해 작품이 있으면 이를 삭제하거나 봉쇄해 보이지 않도록 조치할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위반하게 되면 그 법적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문제는 예를 들어 상표권침해와 같은 부분은 플랫폼 운영자가 쉽게 찾아 낼 수 있겠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실시한 바와 같이 특허권의 침해 여부와 같은 부분은 이를 쉽게 찾지 못하기 때문에 그 실효성 부분에 대하여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어쨌든 유럽저작권법 지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업로드 필터링조항, 즉 저작권 등 위법한 저작물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자신의 플랫폼에 업로드하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과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구글과 유튜브 등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 등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중국특허개정법안에서 필터링 업로드 조항은 특허권 침해여부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저작권침해여부와는 달리 그 침해여부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어서

플랫폼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책임을 면하거나 이를 위한 면소의 여지가 있어 이번 개정안의 영향이나 실효성 확보 부분이 의외로 그리 크지 아니할 수도 있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합리적인 주의의무를 다하여도 특허권 침해 여부를 알지 못한다면 이 경우에까지 그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의 저작권법 지침에 대하여는 많은 논란이 일고 있지만 중국의 특허법개정안에 대하여는 현재 크게 논란이 되지는 아니하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이 개정안이 단지 특허법 개정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개정안이 특허법만이 아니라 저작권법등으로 확대된다면 EU저작권법 지침과 마찬가지로 그 파장은 가히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 중국저작권법도 조만간 이번 특허법개정과 같은 맥락으로 개정된다면 그 파장은 생각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 지식재산권보호가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중국 정부와 중국 지식재산권 전문법원이 보여주는 태도는 긍정적이다. 다만 좀 더 중국 지식재산권법에 대한 연구와 자료 축척을 통해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제대로 된 지식재산권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좀 더 만전을 기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한중 자유무역조항에서는 공동위원회에서 이러한 분쟁을 해결 감독하도록 법조문이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나 실제 현실에서 이의 활용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 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차제에 범국가 차원에서 대 중국 지식재산권보호 시스템 구축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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