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조직에 디지털혁신본부를 새로 꾸릴 것을 주문했다. 원래 있던 미래채널부는 디지털혁신본부로 승격시켜, 디지털금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했다. 본부 안에는 디지털기획부와 빅데이터센터, 혁신연구개발(R&D)센터를 둬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미래기술의 주도적인 연구를 맡았다. 김 행장은 매일 이들을 면담했다. 과거 방식에서 벗어난 IBK만의 디지털 금융을 주도할 것을 당부했다. 창립 57주년이 있던 그해 8월, 김 행장은 '디지털 코어 뱅크'로의 대전환 비전을 발표했다.
김 행장은 "디지털 금융의 동반자로서 핵심역량은 디지털 속에서 찾아야 할 때"라고 선언했다. 전 직원의 디지털화와 디지털 금융사로 전례 없는 완벽한 변신을 본격 꾀한다는 신호탄이었다.
그리고 올해 IBK기업은행은 '디지털 코어 뱅크'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IBK 기업고객과 개인고객 모두가 최상의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받는 것을 목표로 뒀다. 그동안 IBK만의 디지털 핵심 전략 강화에 힘을 쏟아 부었다면 이제는 '완벽한 전환'이다.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의 완전한 디지털 전환을 달성하고, 개인금융도 모바일 플랫폼인 'IBK 퀀텀 플랫폼'을 재구축해 최고의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K 모든 구성원이 디지털화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무기 삼아 디지털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각오다.
동반자 금융을 기치로 건 IBK만의 신규 서비스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도 한창이다. 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IBK카드매출 선지급 서비스'를 선보인다. 매입 요청 바로 다음날 대금을 바로 지급하는 점이 특징이다. 주말이나 명절 연휴에도 가맹점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은행 계좌를 결제대금 수령 계좌로 이용하는 BC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다. 그간 가맹점에서 매출 대금을 확보하기까지는 통상 2영업일 이상 소요돼 소상공인이 겪던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드사에서 매출을 정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탓에 영세상인·소상공인이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겪었다.
'알파브리핑' 서비스 론칭도 임박했다. 사업에 꼭 필요한 예금·대출 내역, 카드 매출, 세금계산서 등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 후 제공하는 서비스다. 각종 금융정보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 사업자가 신속히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그간 은행, 카드사, 국세청 등지에 금융정보가 흩어져있어 꼭 필요한 내용을 바로 찾기 어려웠다.
기존 계좌개설 앱(휙서비스)과 아이원(I-ONE) 뱅크를 결합하고, 인증 등 거래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한 IBK 퀀텀 플랫폼 앱도 출시한다. 현재 기업은행의 스마트뱅킹 앱인 아이원 뱅크 이용자 수는 개인이 약 700만명, 기업고객이 약 100만명에 달한다. 앞서 지난해 말 선보인 '모바일 상권분석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전국 11만개 지역상권과 49개 세부업종에 대한 상권정보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상권개요, 매출현황, 고객특성 등 총 12개의 상권분석 정보가 담겼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뱅킹의 한계를 넘는 IBK만의 혁신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편의성을 능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