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 영업망 印尼은행 2곳 인수
김도진 행장 현장경영 첫 결실
국내 중기 현지진출·안착 유도
아시아 중기 금융리더 '빅픽처'



핀테크로 글로벌시장 개척하다

(8) IBK기업은행


"'IBK 아시아 금융벨트' 완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체력을 갖춘 만큼 이제는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이 올해 IBK 금융벨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영업망 확대에 불을 당겨 2025년까지 20개국 165개 점포를 두는 것이 목표다. 현재 기업은행의 해외 영업망은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핵심 지역 12개국을 중심으로 영업점 25개와 사무소 3개 등 총 63개다. 수장의 광폭행보는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 현장 경영을 강조하는 김도진 IB기업은행장은 요즘 바쁜 일정을 쪼개 해외 출장을 늘리고 있다. 취임 3년차로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그는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한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공들인 결과는 속속 가시화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해외은행 인수합병 첫 결실을 맺으며 IBK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마지막날, 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아그시스 은행과 미트라니아가 은행 두 곳 인수를 완료하고 합병작업에 착수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해외은행을 인수한 첫 사례다. 인도네시아 은행 두곳은 자카르타에 본점을 둔 상장은행으로 총 36개 영업망을 보유했다. 기업은행은 외환라이센스를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입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몇일 앞서 기업은행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지점 개소식을 갖고 영업을 본격화했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설치한 프놈펜 사무소가 연말에서야 본인가를 취득하면서다. 한국 기업 500여 곳이 진출해 있는 캄보디아는 2014년부터 매년 약 7% 경제성장세를 기록했다.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하고 외환 규제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중국과 베트남을 이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밀집 지역에 출장소를 추가로 열어 우리나라 중소기업뿐 아니라 현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같은 시기 블라디보스토크에는 기업은행 사무소를 개소했다. 현지에 진출한 중소기업과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은행의 러시아 진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함이다. 블라디보스토크가 있는 극동러시아는 문재인정부 북방정책과 러시아 정부 동방개발정책이 합류하는 핵심 지역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해 최근 관심이 집중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해외진출 확대에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증가와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움직임이 반영됐다. 대기업 위주로 추진되던 해외진출이 국내 경제성장 둔화와 경쟁심화로 중소기업에까지 점증된 결과"라고 봤다. 특히 자본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은 지리·문화적으로 가깝고 시장 진입장벽이 낮은 동남아를 주요 타깃했다는 설명이다.

김도진 은행장은 일찌감치 기업은행의 '글로벌 금융 동반자'를 자처했다. 성장·재도약·선순환 금융에 집중한 동반자 금융을 통해 기업은행이 축적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와 역량을 기업에 전달해 창업부터 자발적 사업정리까지 성장단계별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특히 재도약금융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의 주요 진출국을 중심으로 은행이 동반진출해 현지에서 필요한 금융은 물론 비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했다. 대기업 금융과 현지 리테일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시중은행과는 달리 기업은행은 해외에서도 정책금융기관으로 역할에 집중한다는 차원에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이 활성화하면서 공장 등 주요 사업장을 해외에서 운영하고 한국 본사는 관리 업무만 담당하는 사례가 증가하는데, 이 때문에 해외에서 시의적절한 금융지원을 받지 못하면 거꾸로 국내 모기업의 존립기반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중소기업지원 정책금융은행인 기업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확대 책무가 무거운 이유"라고 말했다.

해외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현지진출과 안착을 유도한다는 의지다. 기업은행은 국내은행 중 가장 많은 140만 기업고객과 거래한다. 실제 2008년 베트남 호치민 지점 개설 이후 5년, 기업은행 거래기업 약 500곳 이상이 베트남에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같은 기간 베트남 진출 기업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업은행은 해당 국가와 진출 기업 경제의 동반 성장이 기대되는 고객 동반 진출효과는 올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적·인적 교류 확대를 목표하는 정부 신남방정책과 직접 맞닿았다는 점은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기존 현지진출 국내기업 위주의 거래에서 탈피해 진출국가의 중소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산업기반 및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진출국과 상생을 통해 아시아 중소기업금융 리더가 되는 큰 그림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사상 최대 실적은 올해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작년 3분기 순이익 1조4602억원을 내며 은행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누적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김 행장은 "'성장을 위한 성장'에서 벗어나 '이익을 내는 성장'으로 변모했다"며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 확대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라고 강조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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