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의미 포괄적 개념으로 변경 킬체인·대량응징보복 용어 삭제 WMD도 한반도 평화 위협 한정
8년만에 삭제된 백서 발간
국방정책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발간되는 국방백서(사진)에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8년 만에 공식 삭제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백서에 포함해 북한을 자극했던 '킬 체인'과 '대량응징보복'이라는 용어도 사라졌다.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8 국방백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방백서는 1967년 처음 발간된 이후 이번이 23번째로, 이번에는 해를 넘겨 완성됐다.
문재인 정부 첫 국방백서인 이번 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주적'으로 표현됐던 문구를 빼고 "대한민국의 주권·국토·국민·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적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했다. 북한으로 특정됐던 적을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바꾼 것이다.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것은 1988년으로,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4년 이후 삭제됐다가 이명박 정부 당시 발간한 '2010 백서'에서 부활해 현재까지 유지돼왔다. 이번 백서는 북한을 적으로 특정하는 대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만 기술했다.
'북한=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은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9월 평양 남북군사합의 등 남북 화해 모드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군이 겪어야 할 대적관의 혼란과 국방 대응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또 보수-진보 진영 간 찬반 격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서는 북한의 군사력에 대해 상비 병력은 우리보다 2배, 독립여단은 4,2배 많은 것으로 보고했다. 또 북한이 6차례 핵 실험을 통해 핵 능력이 고도화됐으며, 단거리(SRBM)·준중거리(MRBM)·중거리(IRBM)·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14종의 각종 미사일을 개발했거나 보유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이번 백서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고 처음으로 공식 기술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이전 백서에 있던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기본가치 공유'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지리·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대일본 관계를 규정했다. 주변국과의 군사협력 기술에서도 과거 '한·일-한·중'이었던 것을 '한·중-한·일'로 바꿔 일본을 중국보다 후순위에 뒀다. 이 같은 기술은 위안부 문제·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