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플래시·파운드리 산업 올 15.8%줄여 수익성확보 주력 공급과잉 여파 가격하락도 한몫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반도체 시장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는 등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16% 가량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어느정도 시장이 정리돼 있고 기술 난이도 등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과거처럼 과도한 점유율 경쟁을 하기 보다는 속도조절로 선제 대응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등에 따르면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667억 달러(약 75조원)로 작년(792억 달러)과 비교해 15.8% 줄어들 전망이다.
산업별로 보면 낸드플래시가 260억 달러로 가장 많지만, 작년(319억 달러)과 비교하면 18.5% 줄고, D램 역시 205억 달러로 작년(254억 달러)보다 23.9%나 투자를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운드리의 경우 202억 달러로 그나마 작년(219억 달러)과 가장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도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이 공급과잉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설비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세계 낸드플래시 산업의 총 투자 규모가 220억 달러로 작년보다 약 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주요 제조사들은 올해 시설투자를 줄여 생산 증가를 제한, 공급과잉을 완화하고자 할 것"이라며 "올해 낸드플래시의 비트 기준 출하량 증가는 약 38%로 2018년 45%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차기 주력 제품으로 키우는 90단 이상 5세대 V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이 기존보다 더 많은 공정 공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생산량이 크게 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역시 투자를 줄이는 주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1분기에 약 20%, 2분기에 약 15% 가량 하락하고, 하반기에는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가격 하락폭이 약 10% 수준으로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속도 조절을 하는 이유는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인 WSTS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0.3% 감소한 1645억 달러(약 184조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 반면,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이 각각 2.3%, 3.5% 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시각차를 보였다.
중장기 전망 역시 오락가락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면 공급과잉에 따른 시장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미세공정 난이도에 따른 진입장벽 등으로 10여년 전 대만발 '치킨게임(서로 지지 않기 위해 양산 경쟁을 벌여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과 같은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