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트로스톤연금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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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들이 50세 전후가 되면 퇴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음을 졸이기 시작한다. 그 나이쯤 되면 언제 직장을 떠나야 될지 모르는 불안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취업컨설팅업체 잡코리아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기업의 체감 평균퇴직연령은 51세에 불과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이 그나마 55세, 중소기업은 51세, 대기업은 49세이다. 60세까지 일하는 직장인의 비율은 8%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과 같은 100세시대에는 60세까지 직장생활을 한다 해도 퇴직 후 30~40년의 후반인생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50대 초반에 퇴직을 하게 된다면 돈도 돈이지만 긴긴 후반인생을 뭘 하며 살아갈 것인지 생각만 해도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이런 어려운 환경에 속수무책으로 그저 두려움에 떨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다. 각자 나름대로 퇴직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가정경제 측면에서 가장 시급한 대응책은 '절약'이다. 우리는 지난 30~40년 동안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고성장시대, 아주 특별한 시대를 살아왔다. 이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가 생활화된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에 비해 불필요한 낭비요인이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이런 일상생활 속의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퇴직 후에도 주어진 경제환경에 맞춰 살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절약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게 자녀교육비, 결혼비용과 같은 자녀 관련 지출을 줄이는 일이다. 소득수준 대비로 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자녀 관련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의 그룹에 속하기 때문이다. 트러스톤연금포럼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금처럼 자녀 관련 비용을 지출할 경우 자녀가 있는 5060세대 가구중 60% 정도가 노인빈곤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한 자녀교육비와 결혼비용 등 자녀 관련 비용을 줄이고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자립교육을 시키는 게 부모도 살고 자녀도 사는 길이라는 뜻이다.

둘째로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소생활비 정도를 공적사적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다. 우리가 복지선진국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가정이 노후자금으로 몇 억원씩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소생활비 정도를 공적사적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나라가 복지선진국이다. 최소생활비 정도만 연금으로 받을 수 있으면, 우선, 퇴직을 하더라도 안정감을 갖고 새로운 일을 찾을 수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주위에서 보면 제법 많은 노후자금을 마련했는데도 돈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살까지 살지 알 수 없는데다 자녀도움도 받기 어려운데 세상 떠나기 전에 노후자금이 바닥나면 어떻게 살까 하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게 연금이다. 그런데 연금으로 최소생활비 정도를 받으려면 일정기간 이상의 가입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젊은 시절부터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직장인은 퇴직연금 그리고 매월 약간의 금액이라도 개인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최소생활비를 확보해 두는 게 두 번째의 대응책인 것이다.

세 번째는, 자산관리전략이다. 현역시절에는 현명한 적립전략을, 그리고 퇴직 후에는 자신의형편에 맞는 인출전략을 세워 실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인생단계별로 나누어 보면, 퇴직 전까지는 자산을 적립하면서 운용하는 단계이다. 수입 중에서 쓰고 남은 돈을 장기분산 운용해서 자산을 축적해 나가는 시기이다. 두 번째 단계는 퇴직 후 70대 중반 무렵까지로, 모아둔 자산을 꺼내 쓰면서 운용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세번째 단계는 70대중반무렵부터 세상을 떠날 때가지로, 모아둔 자산을 꺼내 쓰기만 하는 시기이다. 세 단계중 가장 중요한 게 모아둔 자산을 꺼내 쓰면서 운용하는 두번째 단계이다. 퇴직, 특히, 조기퇴직을 하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 때문에 모아둔 자산으로 준비없이 창업을 하거나,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여기에서 실패하면 후반인생이 불행해진다. 조급함과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형편을 고려하여 현명한 인출전략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이다.

네 번째는, 수입을 얻는 일이든 자기실현이나 사회공헌 활동이든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퇴직후의 3대 불안은 돈(노후자금)·건강·고독인데, 이 불안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아둔 노후생활비가 충분치 않은 퇴직자들은 뭔가 수입을 얻는 일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지금처럼 청년실업이 넘쳐나는 시기에 수입을 얻는 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바람직한 방법은, 아주 처음부터 준비를 해서 자신이 해오던 일을 계속 하거나 남들과 차별화된 일을 창직하는 것이다. 현역시절부터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 준비를 못한 퇴직자라면, 주위의 시선이나 평판을 의식하지 않고 허드렛일이라도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수 밖에 없다. 노후생활비에 걱정이 없는 퇴직자들에게도 일은 필요하다. 퇴직후 30~40년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무료하게 소일하는 것도 보통의 고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취미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약간의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어떤 일을 하든 가장 확실한 노후대비는 평생현역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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