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5년간 490억원 규모의 P2G R&D·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은 독일 최대 에너지회사인 이온(E.ON)이 구축한 P2G 실증 플랜트. 하이드로제닉스사 홈페이지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수소나 메탄가스로 변환해 저장하는 P2G(Power To Gas) 프로젝트가 국내 최초로 추진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약 490억원을 투입,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실증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날씨, 계절 등에 따라 출력변화가 큰 태양광·풍력 잉여전력을 저장해 쓰기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국비 285억원, 민간부담금 약 200억원을 투입해 P2G R&D·실증사업을 추진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연초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으로, 연구기관이나 대학과 발전사·도시가스업체·지자체·기술기업 등이 대거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출범할 전망이다.
P2G는 태양광·풍력 발전으로 만든 재생에너지를 수소나 메탄으로 만들어 저장하는 기술로, 전기에너지를 연료 형태로 저장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발전 출력이 높을 때 소화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나 메탄을 만들어 가스망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생산된 수소와 메탄은 가스터빈의 발전연료나 연료전지·CNG 등의 수송연료로 쓸 수 있다. 기존 천연가스 인프라와 지역 열병합 시설에 플랜트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운용할 수 있고, 수소를 메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수소를 전기로 다시 바꿀 때 발생하는 폐열도 활용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이 P2G 상용화에 가장 앞서있다. 독일은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3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해 P2G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 50개 P2G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고 20개를 더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가 P2G 도입에 나서는 것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 전력망 안정화를 위해 잉여전력 저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2022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10%를 넘어서면 배터리를 이용한 ESS(에너지저장장치)만으로는 대응이 힘들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대용량 장기저장이 필요한데 ESS보다 P2G가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수소경제를 키우면서 자동차·산업현장에서 수소 수요가 커질 전망인데, 수소 형태로 저장하면 수소연료전지·수소자동차 등에 바로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산업부는 올해 52억원을 시작으로 5년간 285억원을 투입해 3년 R&D와 2년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부문 에서도 약 200억원을 5년간 투입한다. R&D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또 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결합해 메탄가스를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또 생산한 수소와 메탄가스를 가스망에 저장하는 실증 플랜트를 2022~2023년 2년간 추진한다. 특히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메가와트급 발전소와 가스망을 연결해 P2G 시스템을 1000시간 가동할 계획이다.
김창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P2G의 필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사계절이 뚜렷해 재생에너지 생산량 편차가 큰 우리나라는 장기저장에 유리한 P2G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연계해 실증 플랜트를 만들고 이 사업을 계기로 국내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또 섬 등 다양한 지형에 맞는 P2G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