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 직격탄
삼성·하이닉스 실적 예상치 하향
하락폭 클 경우 국내경제 큰 영향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임박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 IT(정보기술)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LG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하면서 '어닝 쇼크' 우려가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 업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증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작년 4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을 발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오는 24일 실적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우리 수출의 20% 이상을 책임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두 회사의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우 분기 영업이익이 13조원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에서만 직전 분기(13조6500억원)와 비교해 2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반도체 수출액이 전월보다 17% 급감하는 등 메모리 다운턴의 궤적이 점점 좋지 않은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며 "1~2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 안팎까지 줄어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반도체 가격 추가 하락에 대비해 재고물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 가능성도 있다.

직전 분기에 6조472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던 SK하이닉스 역시 4분기에는 5조원대 초반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에서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80% 수준이고, 영업이익 비중도 절대적인 점을 고려하면 분기 실적 개선은 1분기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예상이 모두 현실로 나올 경우 실적 상승세를 지속하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7년 2분기(14조700억원) 이전 수준, SK하이닉스는 작년 2분기(5조5739억원) 이전 수준까지 각각 뒷걸음질 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역시 상황은 만만찮다. 작년 말까지는 전년 동기(3669억원)와 비슷한 수준일 전망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2000억원대 후반까지 점치는 증권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가전업계의 계절적 비수기와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 지속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세 회사의 경우 이미 주가가 실적 부진을 반영하고 있어 어닝쇼크에 따른 주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올해 실적 개선을 예측하기 어렵고, 예상보다 실적 하락의 폭이 더 클 경우 증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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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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