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90일 휴전 합의 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다. 이달 말 개최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회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협상에서 미·중 양국 협상단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양국 협상단은 7~8일 이틀 간 중국 베이징에서 차관급 무역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나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한 뒤 처음 열리는 대면 협의다.
미국 측 협상단에는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중심으로 그레그 다우드 USTR 농업부문 협상대표,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 길 캐플런 상무부 국제통상 담당 차관,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 메리 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글로벌·아시아 경제 부문 국장 등이 포함됐다.
중국 상무부는 협상의제를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정상회담 때 이룬 공동 인식 실천을 위해 긍정적, 건설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비관세장벽 △지식재산권 △농산물과 공산품 교역이 협상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에 대해 낙관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는 지난 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중국과 방대한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과 내가 깊이 참여하고 있으며 최고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서 근본적 갈등이 해소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단순히 무역 불균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아닌, 미국이 중국의 급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패권 경쟁의 성격이 짙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은 중국 무역·산업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백악관에 '주요 기술·보안실'을 설치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왕 부주석은 오는 22~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무역전쟁과 관련한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을 다진 반부패 사정 운동을 이끈 인물로 사실상 중국 정치권의 서열 2위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SCMP는 베이징 협상에서 도출된 결론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왕 부주석이 논의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