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술 탈취형 인수·합병 차단
영업비밀 유출땐 징벌적 손해배상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을 외국기업이 인수·합병하는 경우 앞으로는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엄격히 사전 통제하기로 했다. 또한 기술 유출과 영업비밀 유출자에 대해 손실액의 3배까지 손해를 배상하게 하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3일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회의를 열고, 국가핵심기술 등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것을 뼈대로 한 '산업기술 유출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해외로 방산기술을 유출한 기업에 대해 방산업체 지정 취소까지 가능하도록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 특허청, 법무부 등이 마련한 대책을 보면, 지금까지는 국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받아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된 국내 기업을 외국기업이 인수·합병하는 경우 신고만 하면 됐으나, 앞으로는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간 기술 수출과 인수· 합병 모두 국가핵심기술이 국외로 이전되는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에도 '기술탈취형 M&A에는 대응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가 R&D 지원을 받지 않고 기업이 자체 개발한 경우에도 그간에는 신고 등 아무런 의무가 없었으나 앞으로는 신고를 해야 한다.

산업기술 유출과 영업비밀 유출과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된다. 정부는 국가핵심기술, 영업비밀 등을 고의로 유출한 자에게는 기업에 끼친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물어내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영업비밀 유출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7월부터 시행된다.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해외유출 범죄로 얻은 수익과 그 수익에서 증식된 재산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범죄수익은닉규제법도 개정키로 했다. 현재 일반 산업기술 유출과 동일한 처벌기준(15년 이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 벌금)을 적용받는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유출에 대해 최소형량을 3년형 이상으로 강화한다.

산업기술 유출사건 재판과정에서 피해기업에 기술유출에 따른 손실 입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피해액 산정 등에 필요한 자료를 법원이 유출자에게 제출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행 12개 분야 64개 기술로 지정된 국가핵심기술을 인공지능(AI), 신소재 등 신규 업종으로 확대·지정하고, 영업비밀 범죄 구성요건을 완화해 기술보호 범위를 넓혔다. 국가 핵심기술을 포함한 중요 산업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보안컨설팅 등을 지난해 170곳에서 올해는 200곳으로 확대한다. 오는 3월 시행 예정인 특허청 특사경(특별사법경찰)의 영업비밀침해 단속권을 적극 활용하고, 산업기술 해외유출에 대한 신고포상금도 현행 1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올려 내부 신고를 유인할 계획이다. 기술유출 사건을 효율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해외유출 범죄의 경우 수사기관이 금융거래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방산기술을 나라밖으로 유출한 업체에 대해서는 기존의 형사처벌, 재산몰수, 과태료 부과에 추가해 방산업체 지정취소까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산업체 지정이 취소되면 무기체계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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