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3일 경찰 관계자들이 신 전 사무관이 거주하고 있는 관악구 신림동의 한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국가채무비율을 일부러 낮추지 않기 위해 압력을 가했다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주장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실이라면 국기 문란 행위다. 신 전 사무관은 3일 자신은 진실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쓰고 사라져 한때 경찰의 수배를 받기도 했다. 경찰에 의해 무사한 상태로 발견됐지만, 각계 각층에서 신 사무관 주장에 대한 진실 파악을 원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2017년 11월 대규모 초과 세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정부를 압박해 적자국채 발행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 달 전부터 예고 된 1조원 규모의 국고채 매입(바이백)을 하루 전날 취소한 것도 청와대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현진 한국은행 부산본부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보통 바이백을 한 만큼 다시 국채를 발행한다"며 "따라서 바이백을 취소하든 아니든 국가채무비율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신 전 사무관 주장에도 바이백을 한 만큼 다시 국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백은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조기에 사들여 나라 빚을 갚는 것을 말한다.
차 본부장은 "정부가 바이백을 하는 이유는 금융시장 채권쟁이들이 오래된 국채보다 새 국채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며 "오래된 국채는 보험사들이 갖고 있어서 잘 유통되지 않아 채권쟁이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백은 채권쟁이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잔재주"라며 "결론적으로 바이백은 채권시장 관계자의 관심을 사기 위한 실무자 차원의 포퓰리즘일 뿐"이라고 말했다.
초과 세수가 발생한다고 해서 모두 국채 상환에 쓰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정부는) 국채 발행과 상환 계획이 있고 채권 투자자는 이런 것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며 "바로 계획에 없던 국채를 상환하면 정부는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그것도 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국채 발행과 상환은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해 결정하는 것으로 단순히 중앙정부 재원 조달 차원에서만 결정하지 않는다"며 "재원조달 차원에서만 결정되는 것이었으면 2017년 14조원 초과 세수를 전액 국채 상환에 써야 했지만 처음부터 그럴 계획이 아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