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의사를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박 모 씨가 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같은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한 '임세원법' 제정이 추진된다.
2일 국회와 보건복지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권준수)는 병원에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도록 하는 법안 제정을 국회의 협조를 얻어 주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학회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다시는 임 교수와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해달라는 유가족의 뜻에 따른 것이다.
법안은 위급상황 시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대피할 수 있는 뒷문을 만드는 등의 안전장치를 두는 것 등의 내용을 포함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도 이날 진료 중인 의료인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복지부는 "고인은 생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걱정하고 치유과정을 함께 하면서 평소 환자를 위해 성실히 진료에 임했다"면서 "지난 1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회의를 갖고, 의료인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일선 정신과 진료현장의 안전실태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진료실 내 대피통로(후문) 마련과 비상벨 설치, 보안요원 배치, 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인력 유지 여부 등이 주요 점검 사항이다.
정신과 진료 특성상 의사와 환자가 1대1로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를 반영한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다만, 복지부는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자가 위험하다는 사회적 인식으로는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하던 중 박 모(30) 씨가 갑자기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박 씨는 상담실에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임 교수가 도망치자 뒤쫓아 나가 3층 진료 접수실 근처 복도에서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흉기에 찔린 임 교수는 중상을 입은 상태로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7시 30분께 끝내 숨졌다. 박 씨는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장애를 앓아 입원치료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했으며 경찰은 계획된 범죄에 무게를 두고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