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등 방송 통해 발표 개성공단·한미연합훈련도 언급 미 국무부, 공식반응 내놓을 듯 中,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주목
金, 소파에 앉아 육성 신년사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신년사 의미·각국 반응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는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미국의 제재·압박 기조를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 등 방송을 통해 발표한 육성 신년사를 통해 "(6·12) 조미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대로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 제안에 답하지 않던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공개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1∼2월 개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올해 신년사는 대북제재 해제 등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하는 대미 메시지로 읽힌다. 비핵화 협상에는 나서겠지만 미국이 제재 완화·해제 등의 상응 조치가 없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을 내외에 선포하고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는 발언 역시 북한은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이 만족할만한 '선물'을 주지 않았다는 의미로 앞선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길'이 '핵무력 병진노선으로의 회귀'를 의미하거나 '플랜B'를 가동하겠다는 구체적 계획보다는 미국에 상응조치를 촉구하기 위한 표현으로 보고 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이번 신년사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 등 미국을 향한 협박성 발언은 빠졌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굉장히 사려 깊은 어떤 계산된 것으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미국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더 명확하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신년사에서 조건없는 개성공단 재가동·금강산 관광 재개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한 것도 배경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북 관계 개선과 완전한 비핵화를 구실로 한미훈련중단,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 미국의 힘을 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있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이 호응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는데, 미국이 상응조치를 해주지 않고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 되면 남북관계 개선과 우리 민족끼리를 앞세워 한국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6분 가량을 할애하는 등 남북관계 진전에 공을 들였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고 미국의 방위비 상승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북한의 '요구'는 우리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신년사에 대해 좀더 면밀히 검토하고 조만간 공식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속보로 전하면서 '새로운 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CNN 방송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미국이 일방적인 요구만 계속한다며 새로운 길을 추구하겠다며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북한의 인내심을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제목으로 긴급 기사를 내보내면서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 맞서 새 길을 찾겠다고 말한 것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서 걸어나갈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반면, 중국 언론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주목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용의를 시사하면서 미국에 군사훈련 중단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