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 美 대통령 강력 주장 포퓰리즘과 맞물리며 인기 행진 메르켈 獨 총리는 위기에 몰려
"스트롱맨의 정치가 공포와 분노를 받침대로 부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 강연에서 "공포와 분노의 정치를 추진하는 정치인들이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우려는 갈수록 현실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2019년 국제무대는 이들 스트롱맨들의 전성기가 될 전망이다.
스트롱맨들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필두로 세계 곳곳에서 위세를 떨쳤다. 이들은 때론 의견을 같이하면서 때론 서로 충돌해 세계의 안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각국 스트롱맨의 행보는 '포퓰리즘' 정치와 맞물려 다가오는 세계 불황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제 스트롱맨 클럽의 대표 주자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집권 2년차인 지난해 보호무역주의와 반 이민정책의 드라이브를 한층 가속화 했다. 무역전을 일으켜 세계를 불황의 공포에 몰아넣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구석에 몰린 형세다. 추락하는 증시, 시리아 철군 발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사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백악관의 트럼프는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은 오히려 이 모든 소란들을 재선의 호재로 보고 있다.
'시 황제'로 불리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3월 중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장기 집권의 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시 주석은 1인 독주 체제와 장기 집권 가능성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청하고 있지만 정치적 성향에서는 '중궈멍'을 외치며 중화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21세기 차르'나 다름없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지난 3월 대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해 승리를 거두며 4기 집권에 성공했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20년 간 크렘린궁의 주인 노릇을 하게 됐다. 그는 최근 크림반도 지배권을 더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선박 나포도 불사했다.
터키 스트롱맨도 주목받고 있다. '21세기 술탄'에 등극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연임했다. 그는 개헌으로 2033년까지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밀약으로 터키내 쿠르드족 소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동유럽과 남미 등에서는 신인 스트롱맨들 출현도 잇달았다. 지난해 10월 브라질에서는 우파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한 인물로 반 난민 정서와 차별주의를 활용한 포퓰리즘 전략을 통해 최종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헝가리 또한 '동유럽의 트럼프', '리틀 푸틴'으고 불리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반난민·반EU를 무기로 내세워 4선에 성공, 2022년까지 집권하게 됐다.
반면 반세계화 흐름 속에서 '자유세계의 마지막 지도자'로 불리며 유럽연합(EU)을 이끌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난민 문제 민심을 읽는 데 실패해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스트롱맨 정치가 부상하고 독재자 정치가 등장하는 현 시대에 대해 "이상하고 불확실하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만델라가 강조한 민주주의와 평등, 자유의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