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美 '평화프로세스' 공동 인식
교착상태 속 대화모드 지속 전망
"비핵화·제재 완화 시간표 합의"
2~3년간 장기전 가능성도 제기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년특집
한반도 정세전망


지난해 한반도는 정세의 대전환기를 맞았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도발·대결의 장이었던 한반도에 평화체제의 서막이 열렸다. 한반도 문제 당사국인 남·북·미가 비핵화,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원칙적 합의를 이루었고, 한미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유예했다. 북한 역시 억류자와 미군 유해송환, 서해위성 발사장 해체 등의 조치를 취하는 등 비핵화 협상은 순탄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비핵화 로드맵을 두고 북미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본지는 향후 비핵화 협상의 변곡점과 협상 과정에서 남북미가 해결해야 할 쟁점 등을 통해 2019년 한반도 정세를 전망해본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은 지난해 1차 미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탔던 것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빅 이벤트'로 변곡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한반도 정세는 1월로 예상되는 2차 미북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시발점으로 남북미 간 협상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급진전을 이루기보다는 2∼3년간 대화와 교착상태를 되풀이하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 위원장 등 남북미 세 정상 모두가 평화프로세스가 정치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를 반복하더라도 대화 모드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남북미 3국 정상 간에 신뢰를 기반으로 한 톱다운(Top down)방식의 평화 과정이 선순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비록 실무자 간 이견이 있지만 지도자들 간의 만남을 통해 '통큰' 결단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019년 한반도 정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사건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 담이 될 것"이라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의 시간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정부는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대담하고도 통 큰 협상을 진행하도록 서울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청와대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이뤄지는 게 미북 간 이견을 좁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1월 중순쯤에는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올해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은 비핵화 이행 조치와 제재 완화를 두고 지지부진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는 '2019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정상급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미 간에도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두고 일시적 숨 고르기와 줄다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간 대화국면이 최소 2~3년은 이어질 것이란 게 연구소의 전망이다.

연구소는 "북미 양측이 수용 가능한 접점을 찾기가 순탄치 않으므로 핵 협상은 성과 도출이 더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남북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나 선형적 발전 양태를 보이기보다는 안보 경쟁의 관성으로 인해 비선형적인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일부 상응 조치를 맞교환하는 '미니 타결' 가능성도 제기했다. 연구소는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단순한 중재자가 아니라 운전자 및 촉진자로서 대화와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심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양파의 단면을 보기를 원하지만, 북한은 껍질을 한겹씩 벗겨 나가는 식으로 보여주길 원한다"면서 "성급히 양파를 자르려고 하기보다는 양파 껍질을 빨리 벗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 교수는 방법론으로 '미니 일괄타결'을 제시했는데, 그는 "완전한 핵 동결이 아니더라도 우선 영변 핵시설 동결·폐쇄 조치가 있으면 제재 완화 등 상응하는 '교환'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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