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내면속 이중성 표현…낙하산 장면 애정 쏟아"
PMC 캡틴 '에이헵' 역 하정우



PMC:더 벙커

"영화 어땠나요?" 인터뷰 시작 전부터 하정우(사진)가 물었다. '더 테러 라이브'(2013)에 이어 'PMC: 더 벙커'로 김병우 감독과 또 만난 그는 출연도 했지만, 이번엔 제작자로도 나섰다. 개봉을 앞둔 이 시점에서 관객 수도 신경을 써야 하는 멀티테이너, 배우 하정우를 만났다.

그는 "한 인물이 고립된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탈출하는 '터널'과는 다른 작품이다. 이번 'PMC: 더 벙커'는 글로벌 전략의 영화다.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전작 '신과 함께' 시리즈가 아시아권에서 사랑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는 하정우였기에, 이 작품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던 것이다. "노래와 드라마를 잇는 새로운 '한류'가 이젠 영화라니, 감회가 새롭다. 물론, 국내 관객에게 가장 먼저 검증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그는 "'에이헵'이란 캐릭터를 통해 완벽하지만 구멍도 있는, 그런 인간적인 내면 속의 이중성을 연기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 그 모습이 흡사 내 모습이기도 하다"고 역할에 대해서도 애정 가득히 설명했다.

하정우가 분한 에이헵은 차갑고 냉정한 성격이지만, 리더십도 강하다. 그를 믿고 따르는 글로벌 군사기업에서 파견된 용병들이 한 데 뭉쳐 '킹'을 제압하는 미션 속에서 끊임없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다. "완성본을 보니 제 어깨에 힘이 가득 들어갔다. 그만큼 몰입감이 크더라. 일반 2D 상영관에서 4DX를 즐기는 듯한 착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3년 말 김병우 감독에게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줬다. 그걸 가지고 1년 만에 초고를 완성했다. 그 후로 여러 공간들을 생각하면서 본격적인 각색에 들어갔다. 개봉까지 이리 오래 걸릴 줄이야…(웃음)" 그는 이어 "제가 작품 속에서 몸 고생을 하면 결과가 좋았다? 이번엔 진짜 고생했다. 극 중 킹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버둥거리지 않느냐. '황해'나 '군도', '신과 함께'도 힘들었지만, 'PMC: 더 벙커'는 마지막 압권인 낙하산 장면도 있어 자연스레 애정을 쏟게 하는 작품이 되었다"고 했다.

하정우는 원어민에 가까운 영어 실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아낌없이 발휘한다. "영어 공부는 늘 해야겠다고 신경 쓰지만 잘 안된다. 처음부터 이 잡듯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한 달 간 하와이로 가 고시원에 갇혀 공부하는 것처럼 매달렸다. 잠꼬대를 영어로 할 정도로 말이다, 하하!"

북한군 엘리트 닥터 '윤지의'로 열연한 배우 이선균과 첫 호흡에 대해서는 "저와의 조합이 전혀 새로운 분이면 어떨까 생각하다 만장일치로 바로 이 분!!! 이라고 외쳤다."라고. 덧붙여, 다른 외국인 배우들과 긴 시간을 세트촬영을 하면서 특별한 정을 쌓았다고 자랑했던 그였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이었고, 그들의 아우라가 굉장히 편했다. 특히, 로건은 제 작품인 '아가씨'와 '황해'를 감명 깊게 봤다고 했다.(웃음) 전 세계적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 대해서는 그들도 잘 알고 있어 작품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하정우는 소소한 저예산 영화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리즈로….(웃음) 코엔 형제와 같은 블랙 코미디 장르에 지금도 관심이 많다. 일종의 '쓰리 빌보드'와 같은 영화를 제작하는 게 꿈"이라고 전한 그는 "'싱글라이더'에 이어 'PMC: 더 벙커'가 제작자로서 두 번째 작품이다. 시즌 때마다 등장하는 뻔한 장르가 아닌, 보다 다양성 있는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마지막으로, 배우 하정우는 "내년엔 '백두산', '보스턴 1947', '피랍'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활동 계획을 밝히며 "42살에 결혼하겠다고 했었는데, 벌써 내년으로 다가왔다. 아직 시간은 있다. '신과 함께'의 김용화 감독이 45살에 결혼했으니까..(웃음) 작품 활동 외에 올해 가장 잘한 일은 바로 마라톤 완주다. 7시간이 목표였는데 6시간 3분 만에 끊었다. 내년 개인 목표는 바로 하와이에 한국문화원을 만들도록 일조하는 게 목표다."라고 전했다.

성진희기자 geenie62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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