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엘리트 닥터 '윤지의'역 이선균

PMC:더 벙커

배우 이선균(사진)이 북한 최고의 엘리트 닥터 '윤지의'로 분했다. 그가 하정우와 첫 호흡을 맞춘 영화 'PMC: 더 벙커'는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5년간 매달려온 리얼타임 전투액션 영화다.

개봉 날(12월 26일)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이선균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한국영화의 새 장르 개척"이라고 추켜 세웠다. "연기 보다 더 힘든 게 있었다. 바로 웨어러블 카메라에 제 얼굴을 맞대고 연기하는 것"이라며 "렌즈가 생각보다 커 무게도 만만치 않았다. 관찰 예능에서 흔히 보던 그런 셀프 카메라 느낌이 절대 아니다. 거기에 의사인 윤지의의 감정선도 불어 넣었다. 액션과 연기, 둘 중 하나라도 흐트러지면 안된다는 걸 몸소 체험했고,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치열했던 총격 장면이 연출될 때에도, 귀마개를 벗고 캐릭터에 몰두했다는 이선균. "너무 정신이 없었다. 커다란 총 소리 때문에 대사 전달이 잘 안 되더라.(웃음) 후시녹음으로 커버한다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윤지의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선균은 김병우 감독에 대한 신뢰와 애정도 드러냈다. "따뜻하고 정감 가득하신 분이다. 굉장히 프로페셔널 하시다. 촬영 전 이미 머릿속에 대본을 촘촘히 정리해 둬, 마치 건축설계사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마치 한 학기를 마친 대학생과 같은 영화 작업이었다. 날씨에 전혀 간섭받지 않은 세트장에서 아침부터 시작해 저녁 무렵 다 함께 마치고 반주하며 밥 먹는…. 너무 고맙고 신기했다"고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도 전했다.

이선균이 분한 닥터 윤지의. 정치적 이념 보다는 의사로서 사명을 다하는, 사람의 목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올바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촬영 당시에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사이 신경전이 굉장히 날카로웠다. 내일모레 당장 핵폭탄이 터질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화해 무드로 분위기가 전환된 지금 생각하면…(웃으며) 'PMC: 더 벙커'는 정치영화가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FPS 게임과 같다는 의견에 대해 "전 PC게임 조차 잘 알지 못한다. 최근에 '배틀 그라운드'는 알겠더라. 그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거부감 없이 이 영화를 더 좋아해 주실 거 같다"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이선균은 "하정우 씨가 먼저 자신의 촬영 분량을 마친 상태에 제가 들어 갔다. 찍어 둔 촬영본을 가이드로 삼아 연기에 임했다. 그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감독님의 5년 내공이 쌓인 준비성, 그리고 정우 씨가 그 안에서 잘 녹아든 훌륭한 작품에 결국 전 숟가락만 올린 것"이라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덧붙여, "정우 씨는 영화 제작에도 관여했다. 저 보다 더 부담감이 클 것이다. 그래서, 무대인사 마치면 감독님과 두 분 모시고 참치회를 사주기로 했다"고 웃었다.

앞선 이선균의 '나의 아저씨'는 40대 가장의 쓸쓸함을 잘 표현하여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터. 그는 "제가 처한 현실과 같다. 10년 전만 해도 '청춘'이었다. 지금은 고민도 있고 가장으로서 무게감도 크다. 그런 인간적인 모습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로맨틱 코미디를 하게 되면 밝아진다. 작품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건 배우로서 당연한 거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들을 보면 하나하나 추억이 있다. 2007년엔 커피프린스, 2009년엔 파스타가, 그 당시 첫째가 태어나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다. 앞으로도 해마다 생각나는 작품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란 바람도 전했다.

다가오는 2019년, 배우 이선균의 열일 행보는 이어진다. "신인시절 제가 늘 동경했던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 했던 '기생충'이란 영화 너무 좋았다. '살인의 추억'은 제 생애 최고의 작품이다. 변성현 감독의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가제)는 불한당원 팬덤이 굉장해서..그걸 잘 견딜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웃음) 한예종 출신으로 18년째 인연을 이어 간 이정범 감독과의 '악질경찰'도 촬영을 잘 마쳤다. 이 모든 작업이 제겐 기회이자 축복이다. 작품이 안될 때는 기운이 빠지고 불안하다. 그런 잡념에 사로잡힐 시간이 없는 지금의 난 너무나도 행복하다."

성진희기자 geenie62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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