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가 옳다고 주장하며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라크의 미군 부대를 깜짝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시리아 철군 방침을 발표한 이후 약 일주일 만이다.
그는 이날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해 "많은 이들이 내 사고방식에 동조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시리아에서 무언가를 하기를 원한다면 이라크를 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방문 배경에 대해 "이곳은 내가 수년간 이야기해온 곳이다. 나는 민간인으로서 (이라크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며 "나는 여기에 와서 위대한 군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우리의 군 부대와 군 지도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복무와 성공, 희생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기 위해 대통령 부부가 크리스마스 밤 늦게 이라크로 향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중동권 역내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리아 철군 역풍을 잠재우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 증시 폭락 등 어지러운 국내 상황으로부터 외부로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과 아프가니스탄 주둔병력 감축,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조기 축출 결정을 둘러싸고 혼란의 날들을 보낸 뒤 뭔가 긍정적인 뉴스 헤드라인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플로리다행을 계획했던 사실을 지적, "그가 셧다운 사태와 관련해 협상 상황을 지켜보며 백악관에 대기하고 있던 만큼 이라크 방문이 정확히 어느 시점에 정해진 건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현직 대통령들의 해외 주둔 군 부대 방문 전통을 잇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방문에 대해 "이라크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방문 기간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는 성사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