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최후 보루인 기업마저 실적이 흔들리고 있다. 내년 자본금 1000억 원 이상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증가율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디지털타임스가 26일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4대 그룹 주력 계열사의 내년 실적이 성장 모멘텀을 잃고 빠르게 악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의 주요 33개 계열사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3% 줄며 역성장 한다. 반도체 사업이 주력인 삼성과 SK의 내림세는 더 심해, 올해 대비 내년 영업이익은 삼성이 5.9%, SK가 6.6% 줄어든다. 이는 우리 경제가 수출로 구르는 외바퀴 성장으로는 더 이상 경제회생이 어렵고, 반도체 슈퍼 호황에 기댄 기업 성장도 한계에 달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내년 반도체 가격 하락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정체, 스마트폰과 가전 산업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전반적인 기업 성장동력이 식어가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증시를 비롯한 금융불안역시 고조되며 언제 터져도 이상할 것 없는 상시적 뇌관이 되고 있다. 정부는 경제의 기초체력인 펀더멘털이 견고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우리 증시는 4년만에 연초 대비 역성장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정부는 원론적인 차원의 제조업 혁신만 되뇌고 있을 뿐 근본적인 개혁 조치와 정책 방향의 전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획기적 노력이 있지 않으면 내년 경제도 중장기적 하락세와 하방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주력 기업들의 성장엔진이 식어가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위기의식을 갖고 이를 헤쳐나 갈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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