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출신 콜린 오브래디 53일간 170㎏ 썰매 홀로 끌며 英 장교와 '우연한 경쟁'서 이겨
100여년전 남극을 탐험했던 '로알 아문센'과 '로버트 스콧'처럼 미국의 30대 청년과 40대 후반의 영국 육군 장교가 남극을 단독 횡단하는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우승은 미국이 가져갔다.
27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우승자는 운동선수 출신의 콜린 오브래디(사진)라는 33세의 미국인 남성이었다.
오브래디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대륙인 남극의 론 빙붕(氷棚)에서 지난 11월 3일 출발, 혼자 53일간에 걸친 사투 끝에 1482km에 달하는 극한의 장정을 마쳤다. 그는 텐트 등 각종 짐을 실은 170kg 무게의 썰매를 하루 12∼13시간씩 끌면서 휘몰아치는 파도처럼 생긴 거대한 눈의 융기부들을 넘고 눈보라 속을 헤쳐 나갔다.
여정을 마친 뒤 오브래디는 체중이 많이 빠져 손목시계가 흘러내릴 정도였다. 온갖 고생에 몰골은 끔찍할 정도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오브래디는 횡단 기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양한 사진을 기록으로 남겼다. 횡단 47일째 되는 날 눈보라 속에서 텐트를 치고 위성 전화로 "완전히 지치고 힘이 빠졌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오브래디는 2008년 태국 여행 당시 사고로 화상을 입어 평생을 걷지 못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브래디는 사고를 극복하고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등정하고 철인 3종 경기에도 출전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남극 회단 탐험은 오브래디 혼자만의 계획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오브래디 이외에 루이스 루드라는 이름의 영국 육군 장교 역시 남극 단독 횡단 기록을 세웠다.
둘은 탐험에 며칠 앞서 칠레의 한 바(bar)에서 만나 서로의 계획을 알고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33년간 군에 복무한 루드의 남극 횡단은 안타깝게 숨진 친구 헨리 워슬리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슬리는 지난 2016년 1월 남극 단독 횡단에 나섰다가 목표점인 로스 빙붕 도달을 불과 48km 남기고 탈진해 숨졌다.
둘의 남극 단독 횡단 모험은 인류가 처음으로 남극을 정복했던 1910년 아문센과 스콧의 경쟁을 연상케한다. 마침 2019년은 아문센과 스콧이 남극 탐험을 한지 107년이 되는 해다.
루드는 성탄절 전날 목표점 도달에 앞서 "워슬리가 탐험 내내 가지고 다녔던 깃발을 지금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여행을 끝까지 마치게 될 것"이라는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