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박원순 서울 시장이 26일 내놓은 '주택 공급 5대 혁신방안'이 한국판 롯폰기힐스나 미드타운처럼 도시재생의 상징이 되고 과열된 서울 집값도 잡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정부가 강조해왔던 주택 안정화 대책인 공급 부족을 해결하려는 백화점식 대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이날 공공주택 8만호 추가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들어가 살고 싶고 동네에 들이고 싶은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 주택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공공주택을 확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드러냈다. 과열된 서울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묘약이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리는데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날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을 통해 내년부터 서울 시내 빈 건물과 도로 위 등을 활용해 공공주택 8만호를 짓겠다고 밝혔다. 북부간선도로(신내IC∼중랑IC 구간) 위로 2만5000㎡의 인공지반을 조성해 공공주택 1000호와 공원, 문화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안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유휴부지 개발이 계획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택지는 지구지정 등의 행정절차가 필요 없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로부터 공분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부지를 활용해 공급하는 공공주택은 삼성동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와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부지가 대표적으로 두 곳에 공공주택 3000호를 공급한다. 도심형 주택공급은 규제 완화와 함께 이뤄진다. 상업지역 주거비율은 400%에서 600%, 준주거지역 용적률은 400%에서 500%로 높이기로 했다. 도심 내 정비사업구역 주거비율도 90%까지 확대한다. 대신 증가분의 50%는 공공주택을 지어야 한다.

박 시장은 이날 현재 서울 전체 주택 재고량의 7% 수준인 공공주택을 10%까지 3%포인트 늘리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임대주택을 최상급으로 지어 주민의 자존감을 지키고 주변에서 환영하는 주택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강력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 의지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적인 목표에만 매몰된 백화점식 공급 대책에 불과하며 시간도 많이 걸려 나중에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커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공급 물량도 적어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과열된 서울 집값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박원순 시장이 도시재생 모델로 구상해왔던 롯폰기 힐스나 미드타운은 단순히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고 전체 도시를 개조했다"면서 "마이스 산업이나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까지 주택 공급 하나에 치우쳐 공급하는 것은 자원 배분의 원칙에 어긋나며 난개발, 기반시설 부족 등 여러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빈 건물이나 도로 위까지 활용해 짓는 공공주택 8만호 계획을 내놨다.<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빈 건물이나 도로 위까지 활용해 짓는 공공주택 8만호 계획을 내놨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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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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