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200만대 시대 서비스센터 567곳 불과 1곳당 3000대 맡게 되는 셈 업계 센터 확충은 '공수표' 그쳐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수입차 업계가 올 한 해 양적 성장에 발맞춰 질적 성장을 위한 서비스센터 확충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에 올해 서비스센터 증가율은 최근 5년 내 최대 폭을 기록했다. 서비스센터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자동차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제때 확충하지 못하면 밀려드는 차량에 서비스센터는 '과부하' 현상에 직면한다. 일각에선 최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내 수입차 업계 성장세를 서비스센터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부분의 업체가 올해 초 야심 차게 내놓은 계획을 지키지 못하는 '공수표' 공약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모두 567개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보다 25.72%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성장세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13년 국내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328곳에 불과했다. 이후 2014년 355곳, 2015년 387곳, 2016년 417곳에 이어 작년까지 연평균 30곳씩 늘었다. 연 평균 증가율은 한 해 10%도 채 되지 못해왔다.
이전까지 수입차 업계의 서비스센터 확충은 판매 성장세와 비교해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KAIDA를 보면 국내 수입차 연간 신규등록 대수는 2013년 15만6497대에서 작년 23만3088대로 48.9% 증가했다. 올 들어 11월까지도 이미 24만대를 넘겨 작년 한 해 판매량을 이미 넘겼고, 1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인 '디젤 스캔들' 이전인 2015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세를 고려하면 서비스센터 확충 증가율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과부하에 직면한 상태다. 올해 11월 말까지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 총 등록 대수는 200만대를 넘어선다. 단순 계산으로 서비스센터 1곳당 맡게 될 차량이 3000대에 육박한다. 수입차 업계는 단순 서비스센터로 계산할 게 아니라 서비스센터에 위치한 인력과 워크베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모든 것을 감안해도 국내 서비스센터는 아직 부족하다. 해마다 서비스센터를 늘리겠다고 앞다퉈 공언하는 수입차 업계의 목소리가 이를 방증한다.
매년 그래왔듯 올해 역시 수입차 업계가 내놓은 서비스센터 공약은 대부분이 공수표에 그쳤다. 수입차 '양대산맥'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경우 올해 각각 5개, 2개를 늘리기로 했지만, 4개와 1개에 그쳤다. 이들 서비스센터는 각각 59개, 60개로 수입차 최대 서비스센터망을 갖추고 있다.
올해 '개점 휴업'을 끝내고 판매재개에 시동을 건 아우디는 4개 계획에서 3개를 늘리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폭스바겐은 올해를 미루고 내년 아우디와 비슷한 수준의 개수를 확충할 계획이다.
일본차 업계인 도요타와 렉서스는 올해 각각 3개와 4개를 늘릴 예정이었지만, 2개씩 확충하는 데 그쳤다. 최근 급격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온 볼보는 올해 5개 서비스센터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4개에 그쳤다. 확장이전까지 포함할 경우 계획대로 진행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지만, 확장이전은 기존 서비스센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작년과 비교해 서비스센터 숫자가 늘어나는 효과가 없다.
이밖에 캐딜락은 올해 6개 서비스센터 확충으로 수입차 업계 최대 서비스센터 확충을 약속했지만, 5개를 늘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마저도 기존 외주에 맡겼던 서비스센터를 딜러사로 이관하고, 폐업한 서비스센터 때문에 서비스센터 증가 효과는 빛이 바랬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5개 확충 계획 중 불과 1개에 그쳤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센터 확충에서 부지 확보로 인해 겪는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며 "이를 마치더라도 지역 주민의 반발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