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롯데그룹의 이번 인사는 '안정보다 쇄신'으로 정리된다. 그룹 최고위 경영진인 BU장이 절반이나 교체됐고 새로 선임된 CEO도 7명에 달했다. 신 회장이 새로운 목표로 삼은 동남아 공략 플랜 수행을 위해 세대 교체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재계에서는 롯데가 연말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를 가져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내년 3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한 번 더 믿음을 주며 내부 결속을 다질 것이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인사 첫 날부터 BU장 2명과 계열사 대표 7명이 바뀌는 등 큰 폭의 인사가 이뤄졌다.

특히 40년 이상 롯데에 몸을 담아왔던 허수영 부회장, 이재혁 부회장, 소진세 위원장이 나란히 옷을 벗으며 롯데그룹의 세대 교체를 알렸다.

롯데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발을 뺀 후 새 먹거리로 동남아 시장을 지목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도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방문해 베트남 총리를 면담하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글로벌 거점 기지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를 위해 새로 BU장에 임명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와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에게 롯데그룹 '신남방정책'의 최전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신 회장이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기공식에 참석했을 때 동행하는 등 신임이 두텁다. 이 대표 역시 롯데푸드를 종합식품회사로 탈바꿈하고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계열사 CEO의 경우 실적이 향방을 갈랐다. 실적이 부진했던 계열사의 경우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가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2월 롯데주류 대표로 취임했다. 취임 직후인 6월 '피츠 슈퍼클리어'를 출시했지만 사실상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오히려 잘 나가던 클라우드까지 매출이 꺾였다. 이에 지난해 롯데주류는 3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에도 3분기까지 43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반면 이영구 음료 부문 대표는 실적과 수익성 개선을 높이 평가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해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사드 보복 여파에 영업이익이 25억원까지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던 롯데면세점 역시 장선욱 대표가 옷을 벗었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외부 요인이 컸고 올해에는 실적을 어느 정도 회복한 만큼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신 회장은 백화점 부문장을 거쳐 대홍기획 대표를 맡은 이갑 대표를 파격 발탁하며 '쇄신'의 손을 들어 줬다.

롯데의 '쇄신'은 남은 인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는 오는 21일까지 계열사별 순차적으로 임원 인사를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 등 일부 CEO가 더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가 핵심"이라며 "글로벌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그룹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인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롯데월드타워 <롯데지주 제공>
롯데월드타워 <롯데지주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