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1200원대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 시행에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배짱장사'를 이어왔던 2000원대 주유소도 전국에 2곳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앞으로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름값 부담을 더욱 덜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국내서 휘발유를 ℓ당 1200원대에 판매 중인 주유소는 모두 36개로 집계됐다.
전국 휘발유 최저가는 충북에 위치한 한 주유소에서 판매 중인 ℓ당 1249원이다. 불과 일주일 전 전국 휘발유 최저가 127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원이나 떨어졌다.
지역별로 1200원대 주유소는 경남에 절반이 넘는 61%(22개)가 쏠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산(7개), 충남(3개), 울산(2개), 충북과 경기가 각각 1개씩이다. 사실상 1200원대 주유소가 부산과 경남 등 'PK'에 집중돼있는 모습이다.
상표별로 에쓰오일(S-Oil)이 11개로 가장 많았고, 알뜰주유소(7개), 현대오일뱅크(6개), GS칼텍스와 자가상표(4개), SK에너지(3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1200원대 주유소 중 셀프주유소가 29개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휘발유를 ℓ당 2000원 이상으로 받는 '배짱장사'도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유소의 위치가 강남인 점을 고려하면 부지 임대가격 등으로 인해 사실상 가격을 더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최근 국제 유가 급락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름값 하락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2 달러(2.6%) 하락한 49.88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50 달러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67 달러(1.1%) 하락한 59.61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석유공사는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 증가 전망과 미 증세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