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이 한국GM의 경영정상화 일환으로 추진 중인 법인 분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애초 법원의 법인 분리 중단 결정으로 계획에 차질 빚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GM 측 주요 임원이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을 비롯, 정치권 등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견 차를 좁혔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 노동조합은 이를 '밀실 협상'으로 단정하고 총파업 의지를 밝혔다.
1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경 모처에서 한국GM은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0월 19일 인천 부평에서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빠진 채 법인 분리 안건을 가결한 지 약 2달 만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1월 28일 서울고등법원이 법인 분리를 중단하라는 판결 이후 불과 20일 만에 주주총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승소한 산업은행과 패소한 GM간 모종의 거래가 성사됐다는 추측이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고 주장했다. 다만 주총 여부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상장 회사가 아니다 보니 주총 개최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며 "주총 개최 여부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산업은행은 한국GM이 제출한 법인 분리 사업계획서에 대한 전문 용역기관의 검토 결과가 도출됨에 따라 가부 입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법인 분리에 동의하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최근 산업은행은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한국GM에 지원하기로 했던 8100억원의 '혈세' 지원을 마무리했다. 이는 배리 엥글 GM 사장과 산업은행 측이 수일간 협상을 벌인 이후 나온 결과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법인 분리 중단을 요구한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는 한편, GM 측에 한국GM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구속력이 있는 조치를 대가로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산업은행이 사업계획 검토를 마무리함에 따라 당정은 한 차례 연기된 간담회를 이르면 19일 열어 법인 분리와 한국GM의 지속 가능성 보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애초 17일 국회에서 법인 분리 문제와 관련해 대책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가 당일에 연기했다.
한국GM 노조는 법인 분리가 '구조조정'과 '탈(脫)한국'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두 차례나 법인 분리에 반대해 파업을 추진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GM 노조는 "노동조합은 철저하게 배제된 채 정부와 여당, 산업은행 간 밀실 협상이 이뤄졌다"며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방안을 마련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양혁기자 mj@dt.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조합원들이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GM의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