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내수 경기 부진 등 삼중고가 지속되자 서울 강남과 경기 일부 지역 등 수도권 아파트에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저가아파트를 막론하고 헐값 경매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4억원짜리 아파트가 4번의 경매에도 주인을 찾지 못해 4분의 1가격으로 경매에 나올 예정이다. 내년에도 금리 인상, 대출 규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보다 헐값 경매 물건은 더 나오고 낙찰가율은 떨어지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다음달 사이 서울 강남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경매 물건으로 나온다. 대부분이 첫 경매에서 유찰돼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달 사이 경매에 부쳐질 고급주상복합 단지는 갤러리아포레(감정가 44억원), 롯데캐슬골드(40억원), 도곡동 타워팰리스(23억원) 3곳이다. 이들 단지는 감정가보다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8억9000만원 깎인 가격에 경매로 나왔다.
이 가운데 2000년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라고 불렸던 타워팰리스는 도곡동 시대를 연 대표적인 강남 주상복합 아파트다. 2016년에 이어 이달 20일 2번째 경매에 부쳐지면서 명성에 금이 갔다. 이번에 경매로 나오는 타워팰리스는 기존 감정가 23억5000만원에서 4억7000만원이 하락한 18억8000만원이다. 갤러리아포레는 35억원 중반대, 롯데캐슬골드는 32억원대로 각각 다음달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헐값 경매는 서울 강남에서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됐다. 경기도 화성의 경우 신도시 아파트 경매 물건이 10건 중 3건 꼴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부천에서는 4억3800만원짜리 전용 84㎡ 아파트가 4번 유찰로 주인을 찾지 못해 다음달 초 4분의 1 가격인 1억원 초반대에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헐값 경매가 속출한 이유는 계속된 정부의 규제와 금리인상, 내수 경기 부진 등이 겹쳐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식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매수 수요가 줄면서 주거시설의 낙찰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올해 9월 103.4%로 역대 최고 주거시설 낙찰가율을 기록한 서울은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낙폭이 이어져 11월 낙찰가율이 98.4%까지 내려앉았다. 지난달 주거시설 평균 응찰자도 5명도 안돼 2013년 7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는 9·13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 경기 불황, 금리인상, 정부 대출규제 강화 삼중고가 겹치면서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구매한 사람들이 버틸 수 없자 헐값 경매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충격파가 점점 더 커져 경매 물건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의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부동산 경기 한파 삼중고가 지속되자 주택 시장에서 고가아파트, 저가 아파트를 막론하고 헐값 경매가 속출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