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수출 8년來 최악
완성차 부진, 부품社 치명타


2018 자동차업계 결산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 초부터 이른 '혹한기'를 보냈다. 올해 초 한국지엠(GM) 군산공장 폐쇄로부터 시작한 위기감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적 부진과 맞물리며 사슬처럼 이어진 자동차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수입차 양대산맥으로 자리매김했던 BMW는 주행 중 잇단 화재 사고에 휘말리며 역대 수입차 최대 규모의 리콜을 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 7위로 내려앉을 판 =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367만1784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8년 만에 연간 400만대 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때 자동차 생산국 순위 5위를 유지하던 한국은 2016년 인도에 밀려 6위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10월에는 멕시코에 추월을 허용하면서 7위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자동차 '수출 강국'도 옛말이다. 올해 1∼11월 자동차 수출량은 222만9733대로 작년보다 5.2% 줄어 8년 만에 연간 250만대를 밑돌 전망이다.

국산차 업체의 실적이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한 2889억원이다. 증권가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였던 8000억∼9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던 2012년 2분기와 비교하면 10분의 1에 그친다. 영업이익률은 1.2%로 1년 전보다 3.8%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는 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4분기부터 1조원 밑으로 떨어진 뒤 네 분기 째 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회성 비용 발생이나 원·달러 환율 하락과 같은 외부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어닝쇼크'(실적 충격)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형제기업 기아차를 포함, 나머지 업체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기아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1713억원, 영업이익률은 0.8%에 머물렀고 쌍용차는 올해 3분기 2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작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1년 전보다 각각 12.2%, 16.4% 감소했다.

완성차 업체의 실적 부진은 도미노처럼 부품업체를 덮쳤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상장한 1차 협력부품업체 89개사 중 42개사(47.2%)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디젤게이트 잡은 '火차포비아'…BMW 수입차 최대 리콜 = BMW는 올 여름철 주행 중 집중된 화재사고의 원인으로 경유차 부품인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을 지목했다. 결국 7월 26일부터 520d 등 42개 차종 10만6000여대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과 결함시정(리콜) 조치가 시행됐다. 이는 국내에서 이뤄진 수입차 리콜 중 가장 큰 규모다. 기존 역대 최대였던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인 이른바 디젤게이트를 뛰어넘은 것이다.

안전진단과 리콜을 해야 하는 차량이 워낙 많다 보니 BMW 서비스센터에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거나 부품 공급이 지연돼 예약이 수개월 뒤로 잡히는 등 고객 불편이 잇따랐다.

결국 화재를 직접 경험한 차주를 비롯해 리콜 대상 차주들이 집단으로 BMW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으로까지 확산했다.

리콜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BMW 사태는 안전진단 기간에도 계속해서 불이 나고 심지어 진단을 완료한 차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다시 논란이 커졌다.

언제 불이 날지 모른다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대형 빌딩 주차장에는 BMW 차량 임시 주차구역이 등장했으며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는 아예 주차를 거부하는 사례도 생겼다.

국토교통부는 결국 8월 16일 리콜 대상이면서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BMW 차량 약 1만5000대에 대해 '운행 중지' 명령을 내리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지난 8월 20일부터 시작된 리콜은 현재까지 90% 가까이 완료됐다. BMW는 연말까지 리콜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며, 화재 위험은 낮지만, 예방 차원에서 118d 등 애초 리콜 대상에서 제외했던 차량을 추가로 리콜하기로 하고 정부와 규모 등을 협의하고 있다.BMW 발표 외에 다른 화재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주도로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종 조사 결과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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