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03조6513억 최대 감소 주력업종 실적전망 하향조정에 믿었던 반도체마저 고점 논란 향후 시총 회복 쉽지 않을 듯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통상압력과 경쟁력 저하 등의 여파로 우리 주력산업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올 들어 국내 10대그룹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이 160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잘 나가던 반도체 마저 고점 논란에 휩쓸리면서 우리 산업 전반에서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 주요 업종의 실적 전망도 하향조정되는 추세여서 잃어버린 시총을 회복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상위 10개 집단(공기업 제외) 소속 상장사의 시총은 지난 14일 현재 762조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924조1036억원)보다 162조1013억원(17.54%) 감소한 수준이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시총이 103조6513억원(21.82%) 감소하며 가장 많이 줄었다. 특히 이 기간 삼성전자 시총이 96조4199억원(29.31%) 감소하며 전체 시총을 끌어내렸다. 그동안 '아픈 손가락'이었던 삼성중공업(2조2758억원), 삼성엔지니어링(1조3426억원) 등이 회복세를 탔지만 대장주 삼성전자의 추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급 악화 정도가 예상보다 심해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62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3조2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수요 공백이 나타나고 이에 대한 원인 분석이 명확치 않아 당분간 투자자의 우려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 시총은 18조5081억원(17.88%) 줄며 그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다. 주요 계열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 부진으로 올해 3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 들어 시총 6조2677억원이 날아갔다. 나머지 LG디스플레이(-4조3117억원), LG화학(-3조7767억원), LG(-2조9680억원) 등도 일제히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현대자동차그룹 시총은 15조9328억원 줄었다. △자동차 시장 경쟁 심화 에 따른 실적 악화 △미국 관세폭탄 가능성 △미국 엔진결함 리콜 비용 발생 우려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이 악재가 뼈 아팠다.
SK그룹 역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로 시총이 10조7016억원 줄면서 전체 상장사 시총은 14조1164억원 감소했다.
포스코(-5조8326억원), 한화(-5조5256억원), 신세계(-2조2762억원) 등도 나란히 시총이 줄었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GS는 올해 들어 시총이 4조67억원, 7624억원 각각 늘었다.
내년 주요 그룹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져 시총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그 동안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주요 업종 대부분의 실적이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 정유업종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 보다 12.4% 낮아졌다. 전기장비 -1.7%, 반도체 -9%, 제약 -6.7%, 화장품 -5.8%, 가전 -5.1%, 항공 -3.3%, 자동차부품 -2.3% 등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하향조정 됐다.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208조5000억원으로 올해 6월 말 제시한 추정치(235조원)보다 11%가량 감소했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205조원)와 비교해 내년 제자리걸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익 하향 조정폭이 가팔라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밑돌 가능성도 커졌다. 여기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세로 돌아선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는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 급급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내년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