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 관보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시기를 3월 2일 오전 0시 1분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90일 간 무역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한 데 따른 조치다.
중국도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전날 중국 관련법과 국제법의 기본 원칙에 따라 미국산 차량과 부품 211개 세목에 대해 내년 1월 1일부터 3개월 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양국의 이 같은 조치들은 한편으로 90일 휴전 기간 동안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관세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사실상 상대국을 향한 압박인 셈이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본다면 미국과 중국은 무역협상을 순조롭게 이어나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크고 매우 포괄적인 합의를 하기를 원한다"며 "(합의는) 이뤄질 수 있다. 그리고 상당히 곧!"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은 무역협상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여전히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는 모양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리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해커들이 미국 해군과 계약한 기관·업체들을 해킹해 미사일 계획, 함정 관리 데이터와 같은 미 해군 기밀정보를 훔쳤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여기는 미국 해병대가 중국 전투기 복제품을 만들어 훈련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밝혔다. 이 밖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중국과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 강화를 위해 뇌물 공여를 비롯한 약탈적 행위를 펼치고 있다며 총공세를 펼쳤다.
볼턴 보좌관의 비판과 관련해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미국의 사고는 매우 패권주의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다"며 "미국과 유럽의 엘리트들은 여태껏 진정으로 아프리카의 발전에 관해서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우군으로 포섭, 세 늘리기를 가속화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5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제2차 중국-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끌어냈다.
미국과 중국의 90일 휴전 합의는 내년 3월 1일 종료된다. 이와 관련해 리엔핑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90일 안에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한다 하더라도 수년간 양국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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