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본격화로 타개 모색 성추문·러시아스캔들 이어 '맹목적 충성' 대형 스캔들 트럼프, 일단은 대응 자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입막음용' 돈 지급을 트럼프가 지시했다"고 말했다. 성추문 사건에 러시아 스캔들까지 각종 조사를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완벽히 궁지에 모는 핵폭탄이다.
트럼트 대통령은 일단 관련한 대응을 하지 않는 상태다. 다만 개각을 본격화하며 정면돌파로 정국 타개를 모색하고 있다.
코언은 14일(현지시간) 방송된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성관계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주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돈 지급의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캠프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코언은 자신이 하는 일이 잘못이라는 걸 알았고 '입막음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화가 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으로 그런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나는 코언에게 법을 어기라고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을 의식한 듯, "그가 하는 말을 믿지 말라. 그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더러운 행위에 대해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의 발언 직후 아직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 코언의 발언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탄핵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후속 내각 물갈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내무장관 라이언 징크는 올해 말 행정부를 떠날 것"이라며 "다음 주 새로운 내무장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징크 장관이 떠나는 이유를 별도로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토지 위법 거래 의혹, 전세기 사용 문제와 관용차량 아내 동반 사용, 정치적 활동, 잠재적 이익 충돌 등 여러 비위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한 후 징크 장관을 주요 타깃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이에 백악관이 더 큰 내상을 입기 전에 거취 정리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AP통신은 한 행정부 관리를 인용, 백악관이 최근 몇주 사이 내각 내에서 야당의 공세 등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인사로 징크 장관을 꼽고 사퇴 압력을 가해왔다고 보도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징크 장관의 교체 소식에 "늪에 빠진 내각이 그나마 징크가 빠져나가 덜 악해질 수 있게 됐다"며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 인선과 내무부 장관 교체를 잇달아 단행하며 도미노 개각 및 재편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후반을 앞두고 재집권 플랜을 가동하기 위해 친정체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맞아 더 대규모의 개편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