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삼성전자가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몸값을 낮춘 이후 개미(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대거 팔아치우며 결과적으로 개미만 손실을 떠안았다.

1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뒤 거래가 재개된 올해 5월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조1311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도 1조533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비해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조679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9월 말 현재 삼성전자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이 1에 미달하는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전체 주주의 99.98%인 66만7042명에 달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3월 말 24만1414명(99.96%)에서 6월 말 62만7549명(99.98%)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이어왔다.

문제는 액면분할 후 개인들의 투자가 늘어난 삼성전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황 우려와 미중 무역분쟁은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논란 등 그룹 안팎의 악재까지 겹친 탓이다.

특히 지난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3만8950원에 거래를 마쳐 액면분할 후 처음으로 4만원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는 작년 2월28일의 3만8440원(액면분할 환산 수정주가 기준) 이후 1년9개월여만의 최저치다. 액면분할로 거래가 중단되기 직전인 4월 27일의 265만원(액면분할 기준 5만3000원)과 비교하면 26.51% 하락한 수준이다.

이 기간 시가총액(보통주 기준)도 340조2232억원에서 232조5230억원으로 107조7012억원 감소했다. 결국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주식 매수에 뛰어든 개인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대부분 떠안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반도체 수급 악화 정도가 예상보다 심해 삼성전자 실적이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둔화 우려와 미중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 버팀목이던 데이터센터들마저 재고정책을 보수적으로 전환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턴(하강국면) 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며 "당분간 삼성전자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3만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4조9000억원에서 49조4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번 다운 사이클에서 삼성전자 주가 저점은 주당순자산가치(BPS)에 주가순자산비율(P/B) 0.94∼1.02배를 적용한 3만원대 중후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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