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가 요청한 신성철 카이스트(KAIST) 총장의 직무정지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 카이스트 이사회가 14일 열린다.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정부측과 정부 영향력 아래 있는 이사가 다수인 상황에서 신 총장을 밀어내려는 정부의 뜻 대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과기정통부가 신 총장에 제기하는 의혹들은 신 총장이 이미 해명을 했고 과학계는 소명됐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과학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 입맛에 따른 과학계 기관장 인사가 이뤄지는 것을 개탄하면서도 이번처럼 임기가 2년이나 남은 기관장을 석연찮은 이유로 찍어내려는 데에 특히 분노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 총장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한 상태다. 신 총장이 2012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재임 시 옛 제자를 위해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혐의다. 하지만 당시 감사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다. 옛일을 다시 끄집어내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그가 전 정부 때 임명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신 총장을 밀어내고 대선 때 공을 세운 어떤 인사를 세우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과기정통부의 과학계 기관장 밀어내기는 신 총장 뿐 만이 아니다. 지난 9월 정부 압력으로 물러난 하재주 한국원자력원구원장을 비롯해 손상혁 DGIST 총장, 홍기훈 해양과학기술원장 등 10여명에 이른다. 문 정부의 과학계 물갈이 인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그 정도가 심하다.

'과학 한국'의 미래가 암담하다. 가장 비정치적인 과학에까지 이념과 진영으로 오염시키면 자라나는 세대가 과학자가 되기보다 정치를 하고 싶어할 것이다. 과학계의 인사는 연구력과 성과에 의해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후진들이 용기를 갖고 연구에 몰두한다. 이번 기회에 정치권이 과학계만큼은 정치 무풍지대로 두자는 '신사협정'이라도 맺어야 한다는 제안이 괜한 말이 아니다. 카이스트 이사회의 회의결과를 국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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