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열수송관 203곳 이상 징후 서울·경기 등 파열사고 잇따라 '백석역 참사' 등 국민 불안 커져 지역난방公, 정밀진단 추진 계획
[디지털타임스 예진수 선임기자] 56명의 사상자를 낸 고양시 백석역 열수송관 누수 참사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년 이상 된 전국의 열수송관(686㎞ 구간) 중 누수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난 곳이 203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16곳은 지열 차가 커서 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5일부터 12일 새벽까지 전국의 온수배관 2164㎞ 가운데 20년 이상된 686㎞(32%)를 대상으로 열화상 카메라 21대와 93명을 투입해 긴급 점검을 한 결과, 이상 징후가 나타난 곳이 203곳에 달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 중앙지사 관할지역(여의도, 상암, 반포지역 일부)이 78곳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분당(49곳), 고양(일산, 24곳), 강남(서초 일부 포함, 18곳), 용인(15곳) 순이었다. 이 밖에 대구는 12곳, 수원은 7곳이었다.
사고 위험이 있는 16곳은 지역 거점별로 중앙지사 1개 관, 고양 6개, 강남 1개, 분당 4개, 수원 2개, 대구 2개 등이었다.
이 가운데 중앙지사 1곳은 이미 보수 완료를 했고, 고양지사 6개 관에 대해서는 1개는 벨브 교체를 했 1개는 굴착 중이지만 4개는 구청과 굴착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지역난방공사 측은 설명했다.
강남 역시 굴착 협의를 진행 중이고, 분당은 1개는 굴착 중이고 나머지는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수원과 대구에서도 일부 굴착 협의를 진행하거나 보수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난방공사는 "긴급점검 과정에서 발견된 7개 지점은 이미 굴착을 했는데, 굴착결과 6개 지점은 이상이 없었으며, 1개 지점은 미세누수로 배관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9곳은 굴착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12일에도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와 경기 안산시 고잔동에서도 비슷한 온수관 파열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부위 또는 구간이 발견된 경우에는 즉시 보수공사를 시행하겠다"며 "지열차가 발생하는 지점 203곳 등 이상징후가 나타난 부위나 구간에 대해서는 최신 정밀장비와 기법 등을 활용해 13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정밀진단을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백석역 열 수송관 사고 원인과 동일한 공법으로 시공된 연결구간 용접부가 443개소가 있으며, 이 가운데 약 80%가 수도권에 있다. 난방공사는 내년 3월 말까지 443개 지점을 보강 또는 교체할 계획이다.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13일 정부 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백석역 열수송관 사고 수습 및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다. 황 사장은 "이번 백석역 인근 열 수송관 사고는 연결부 용접부위가 내구성 저하 등의 원인으로 파열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30여년간 열공급을 하면서 단 한번도 발생한 사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사고"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그간 운영해온 열 수송관 안전관리 시스템이 변화하는 내외부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이후 초기대응에도 미숙했던 점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임직원의 의식 전반과 업무시스템을 환골탈태하겠다는 각오로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안전 최우선'으로 조직·인력·예산·매뉴얼·업무방식·의식을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재발방지를 위해 특별대책반을 구성하고 긴급 점검과 정밀진단을 시행해 내년 1월말까지 '안전점검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지하매설물 관련 외부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해 1998년 이전에 설치된 열수송관의 보수 및 교체대상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열수송관 유지보수예산을 연 200억원에서 연 1000억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열수송관 관로점검과 감시시스템 점검을 맡은 외주 인력과 업무는 올해 안에 자회사로 전환(112명)하겠다"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CCTV를 활용해 열수송관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백석역 열수송관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명이고 화상 등 부상자는 5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난방공사 측은 "장례비를 지원하고 보상과 치료비 등을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족 및 사고 피해자와 열공급 중단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사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