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인상, 물가 쇼크 신호탄
2만원 치킨에 커피·햄버거까지
서민 먹을거리 줄줄이 올라
'최저임금' 반영땐 더 오를 듯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회사원 김정호 씨는 요즘 용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하루 두 번씩 찾던 회사 앞 카페가 커피 가격을 400원이나 올렸기 때문이다. 겨우 몇백 원이지만 한 달치가 쌓이니 만만치가 않다. '국민 간식' 치킨은 기본 2만원을 웃돌고, 1만원으로는 햄버거에 커피 한잔도 사 먹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과자에 커피, 치킨, 햄버거까지…. 서민들이 즐겨 먹는 외식·식품 물가에 날개가 달렸다. 월급 빼곤 다 오르는 물가에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연초 주요 제과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 데 이어 치킨, 커피 프랜차이즈와 패스트푸드점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12일 엔제리너스는 13일부터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등 1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2.7% 인상한다고 밝혔다. 4100원이던 아메리카노(스몰 사이즈)는 4300원으로, 4600원이던 카페라떼는 4800원으로 200원씩 오른다. 앞서 '매장 수 1위' 이디야커피도 이달부터 커피 가격을 400~500원 올렸다. 커피빈은 지난 2월 일찌감치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 선도 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면서도 "인상 요인이 있지만 국민 정서상 부담이 있어 본사가 비용 증가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업계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연초 맥도날드가 가격 인상에 나선 데 이어 이날 롯데리아도 버거류 가격을 100~400원 올리기로 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8월 소프트 아이스크림 가격을 200원 올렸고 11월에는 홈서비스 메뉴의 가격을 200~500원 인상했다.

배달료 논란으로 홍역을 겪었던 치킨업계도 원재료 상승과 배달료 인상을 핑계로 가격 인상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업계 1위 교촌치킨은 치킨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배달료 2000원을 공식화했고, BBQ는 배달료와 별도로 치킨 가격을 2000원 올리기로 하면서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었다.

올 하반기 '가격 인상 도미노'의 첫 신호탄은 우유업계가 쐈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올해 8월 2013년 이후 5년 만에 흰 우유 1ℓ 제품의 가격을 3.6% 올렸다. 이어 남양우유가 10월 우유 제품 가격을 4.5% 인상했고, 1ℓ 제품의 용량은 900㎖로 줄여 사실상 10%나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냈다.

빙그레는 대표 제품 '바나나맛우유' 가격을 내년부터 소비자가 기준 100원 인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유는 커피전문점에서 원두에 이은 주요 원료로 쓰이는 데다가, 제과제빵 업계에서도 두루 쓰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식품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실제로 서울우유로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파는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우유 제품 가격을 10% 올렸다.

'국민 간식'인 과자 제품 가격 또한 올 하반기 무더기로 올랐다. 농심은 대표 제품 '새우깡'을 비롯해 19개 제품의 출고 가격을 지난달 6.3% 인상했다. 출고 가격 기준으로 '새우깡'·'양파링'·'꿀꽈배기' ·'자갈치'·'조청유과' 등은 6.1%, '프레첼'은 7.4% 각각 인상했다. 앞서 크라운해태는 5월 13개 제품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올렸고, 롯데제과는 4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업체들이 소비자 눈치를 보며 비용 증가를 감내해 왔지만 일부 업체가 '총대'를 매고 가격 인상에 나서자 자연스럽게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른 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때 함께 올려야 소비자들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같은 '도미노 인상'이 당분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 역시 인상 요인이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언제든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인건비 상승과 우윳값 인상 등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들지만, 수요가 늘어난 성수기를 맞은 연말 '기습 인상'에 소비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상 계획은 없지만 '가격 인상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최저임금 인상분이 적용될 내년에는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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