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치' 두고 EU와 큰 입장차
메르켈 "더이상 재협상 없을 것"
보수당 내부서 불신임 가능성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EPA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EPA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의 벽에 가로막힌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인 '안전장치'(backstop)를 두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입장 차가 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오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조찬을 함께 하며 브렉시트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브렉시트와 관련해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합의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들의 회동에 대해 "생산적인 만남"이라고 평가하며 "메이 총리가 영국 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전했고, EU와의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확약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상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메이 총리는 독일 베를린으로 건너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했다. 또 이날 오후에는 다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을 만났다. 메이 총리가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안전장치' 방안이다. 그는 메르켈 총리와 만남 후 기자들에게 '안전장치'가 브렉시트 합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일시적"이어야 한다는 하원의원들의 우려를 반영하기 위한 확약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13∼14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지도자를 만나 브렉시트 합의안 수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EU 측 반응은 냉담하다. dpa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메이 총리를 만나 "더는 재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 역시 이날 회동 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EU 정상회의에 앞서 메이 총리와 오랜 시간 솔직한 논의를 가졌다"며 "분명한 것은 EU 27개국은 (메이 총리를) 돕기를 원하지만 문제는 '어떻게'이다"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선 '노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도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EU는 13일 정상회의에서 '노 딜'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영국 또한 12일 열리는 내각회의에서 '노 딜' 준비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메이 총리에 대한 보수당 내부의 불신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BBC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 이날 총리 신임투표를 위한 보수당 의원의 서한 제출이 기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보수당 당규에 따르면 하원에서 확보한 의석(315석)의 15%, 즉 의원 48명 이상이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에게 대표 불신임 서한을 제출하면 당 대표 경선을 해야 한다. 경선에서 승리하면 자동으로 총리직을 승계한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은 이미 48명의 의원이 브래디 의장에게 서한을 제출해 의장이 12일 총리를 만난 뒤 메이에 대한 신임투표를 확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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