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등을 보유한 독일 다임러AG가 오는 2030년까지 200억 유로(약 26조원)에 이르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구매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최근 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또 한번의 수주 '잭팟'을 터뜨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로이터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다임러는 오는 2030년까지 200억 유로(약 230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셀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윌코 스타크(Wilko Stark) 조달·공급업체 품질부문 책임자는 "2030년까지 이 같은 광범위한 주문으로 미래 전기차의 또 다른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다임러 측은 어느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중국의 CATL 등을 유력한 공급업체로 꼽고 있다. 이 세 업체는 앞서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경우 오는 2022년 이후 양산하는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를 다임러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SK이노베이션 역시 이미 다임러의 배터리 공급사로 이름을 올린 만큼 이번 대규모 계약에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임러 측은 아울러 희토류인 코발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차세대 전지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벤츠 EQ 전기차의 경우 니켈 60%, 코발트 20%, 망간 20%로 구성한 NCM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이후 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 비율의 NCM 811 배터리로 교체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임러 측은 또 "우리 엔지니어들은 희토류 금속의 양을 더 줄이기 위해 니켈 90%, 망간과 코발트 5% 비율의 배터리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최근 소형전지 사업에서 2020년까지 양극재의 코발트 함량을 5% 내로 줄이고 니켈 함량을 90% 수준으로 늘리는 '하이-니켈 (High-Nickel)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공개한 적이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NCM 811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는 등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조만간 다임러와의 계약을 따내 수조원의 수주 실적을 추가로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60조원,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기준으로 40조원 가량의 수주액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중국산 완성차를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에서 각각 2위와 6위를 차지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브랜드 'EQ'의 콘셉트카 '콘셉트 EQA'.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