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올해에는 국내외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별들이 유난히 많이 졌다. 세상을 떠난 분들은 전 FCA 그룹 회장 겸 CEO 세르지오 마르치오네(Sergio Marcionne), 진합의 이영섭 대표이사 회장, 영신금속 이정우 대표이사 등이고 일본에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 카를로스 곤(Carlos Ghosn)도 갑자기 추락한 경우이다. 마르치오네 회장과 곤 회장은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구해낸 세계적인 경영자들이고 이영섭 회장과 이정우 대표이사는 볼트, 너트 등의 파스너 생산업체 대표이면서 현대기아자동차와 GM대우의 부품 협력업체 회장을 맡았던 분들이다.

1952년 이탈리아 도시 키에티(Chieti)에서 태어난 마르치오네는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크로아티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13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하여 이탈리아와 캐나다 시민이었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윈저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 등을 받았다. 그는 2003년 피아트 이사회 멤버로 선임된 이후 1년 만에 피아트 CEO에 취임하여 적자 회사를 2년 만에 흑자로 바꾸어 놓았다. 이후 2009년 파산한 크라이슬러의 CEO로 취임하였고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을 이끌고 정상화하였다. 항상 검은 계통의 스웨터와 청바지를 즐겨 입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던 사람이었으나 쉬지 않고 일을 너무나 많이 하여 유럽이 휴일이면 미국에서 일하고 미국이 휴일이면 유럽에서 일한다는 일화가 있었고 담배를 끊임없이 피었다.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규모가 중요하기 때문에 뭉쳐야 산다고 주장하던 분이었으나 GM이나 다른 회사와 연합을 이루지 못하고 7월에 세상을 떠났다.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은 부친과 모친의 선친들이 모두 레바논계로서 할아버지 대에 브라질에 정착했다. 카를로스 곤도 1954년 브라질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는 레바논에서 교육받았으며 프랑스에서 명문대학을 다녔는데, 1974년에 the Ecole Polytechnique을 1978년에 the Ecole des Mines de Paris을 졸업하였다. 그는 졸업 후 미쉘린에서 18년간 근무하다 최종적으로 북미 미쉘린 CEO를 거쳐 프랑스 르노자동차 부사장이 됐다. 1999년 르노자동차가 닛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닛산자동차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다.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한 뒤 닛산의 직원 대량해고 등을 과감하게 추진함으로써 비용 절감으로 닛산의 재기에 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그는 '코스트 킬러(Le cost-killer)'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잘 나가던 그는 자신이 받는 보수를 축소 신고해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일본 검찰에 구금되어 올해 11월 22일 닛산자동차 회장에서 해임된데 이어 26일 미쓰비시 회장직에서도 해임됐다.

국내에서는 파스너를 제작하는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진합'의 이영섭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11월 향년 7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하였으나 뜻한 바 있어 일찍이 1978년에 진합을 설립했다. 그 후 지속적인 혁신 노력과 연구 개발을 통해 일본의 기술을 넘어서 '진합'을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대전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서, 2015년부터는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고문으로 활동하였고 2001년부터 현대기아자동차협력회 회장, 2002년부터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이사장직을 맡아 자동차 부품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마찬가지로 파스너를 생산하던 영신금속을 맡아 경영하던 이정우 회장은 부친인 고(故) 이성재 회장의 유지를 받들고 선진경영기법을 적용하여 회사를 경영하다 올해 세상을 떠났다. 이성재 회장은 1967년에 힘들게 확보한 십자나사 제작기술을 공짜로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분이다. 영신금속이 국내최초로 십자나사 개발에 성공했을 때 급해진 경쟁사들은 영신금속 직원들을 스카우트해 기술을 빼내려 하자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이정우 회장은 "선친의 기술개발 결단은 모두에게 이익과 행복을 줄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평소 철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석사(MBA)출신 이지만 말단사원으로 시작했고 2006년 대한민국 경영혁신컨설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정우 회장은 필자가 2016년 한국에서 세계자동차공학자대회(FISITA World Automotive Congress) 조직위원장을 맡았을 때 도움을 많이 주었으며 한국자동차공학회를 위해서 부회장으로 활약하고 GM대우의 협신회 회장을 맡아서 부품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등 사회에 많이 공헌하였다.

올해 미국이나 중국에서 자동차 시장 위축이 시작되고 연구개발은 자율주행자동차, 차량공유,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분야의 경영인들은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국내의 자동차업체들은 불확실한 무역환경과 국내외에서 경쟁력 상실로 미래 대응에 더욱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큰 별들이 진 후에 새로운 시대를 맡을 어떤 별들이 다시 나타나 이 어려운 시기를 전환시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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