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의 소득 불균형 상태 기록
경제 악영향 넘어 민주주의 기반 위협
'균열일터'가 불평등 문제로 이어져
유니온시티 목표 해치지 않도록 해야"


오바마 정부 노동정책 설계 와일 교수

미국 오바마 정부의 노동정책 설계자인 데이비드 와일(브랜다이스대학교 헬러 사회정책 및 경영대학 학장 겸임)교수는 11일 "도시정부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구조조정으로) 새롭게 바뀐 조직이 제공하는 유연함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 여건을 창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와일 교수는 이날 서울시 주최로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8 서울시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에서 '유니온시티를 통한 불평등과 균열일터 해결'이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을 했다.

'유니온 시티'란 도시정부가 노동환경, 임금 등의 기준을 설정해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동자 또한 스스로 노동조건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장하는 도시를 말한다. 와일 교수는 이날 연설에서 계약직, 하청, 프랜차이징, 아웃소싱으로 대변되는 대기업의 고용 방식을 통해 일터가 균열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불평등이 우리 시대 최고의 도전 과제라고 규정했다"면서 "미국에서는 지난 10년간 소득 격차가 극도로 벌어져 1920년대 이후 최악의 소득 불균형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득 불균형 악화는 경제 상태에 반영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반도 위협하고 있다"면서 "불평등 요인으로는 글로벌 경쟁의 심화, 기술이 노동 숙련도와 수익에 주는 타격, 노동자의 인구 통계적 변화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와일 교수는 기업의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소득 불평등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는데, 이를 '균열일터'라고 일컬었다.

그는 "기업들은 처음에는 급여 관리, 공표, 회계 및 인사 등의 업무를 외주로 내보냈으나, 시간이 지나자 청소와 시설 관리 및 보안 등의 업무도 위탁하기 시작했다"면서 "더 나아가 기업의 역량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고용 업무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제 경제에서 주요 비즈니스와 관련되어 있는 많은 업무가 외주, 위탁 관리, 계약 및 프랜차이즈로 처리되고 있다"고 했다. 와일 교수는 이러한 균열일터가 비정규직 양산, 노동조건 악화, 실질임금 정체, 중산층 붕괴, 부의 불평등 같은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균열일터를 개선하고, 노동자의 노동 수준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정책과 혁신적인 집행 전략 등을 소개했다. 와일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고, 고용환경 개선, 사회적 네트워크 강화 등이 필요하다"면서 "도시정부는 균열일터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소득불균형을 악화하고 '유니온시티'라는 목표를 해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일 교수는 고용 및 노동시장 정책, 규제, 투명성 정책 및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의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전문가로 오바마 전 대통령 재직 당시 미 노동부 산하 임금 및 근로시간분과 첫 종신행정관으로 임명된 바 있다. 저서로는 '균열일터, 당신을 위한 회사는 없다' 등이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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