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전문가 10명 중 8명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를 금융 시스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5월 조사 결과보다 그 비중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5일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미·중 무역분쟁 심화(81%)가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2012년부터 매년 2회에 걸쳐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과 금융업권별 협회 및 금융·경제 연구소 직원 등을 대상으로 국내 금융시스템 주요 리스크 요인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86명을 대상으로 10월 22일부터 11월 16일까지 설문을 진행했다.
미·중 무역분쟁을 주요 리스크로 꼽은 비중은 지난 상반기 조사(76%) 때보다 늘었다.
국내 경제 성장세 둔화를 우려하는 비중은 67%로 상반기보다 크게 확대했다. 지난 5월 조사에서 국내경제 성장세 둔화를 리스크 요인으로 꼽은 비중은 38%에 불과했다.
상반기 조사 이후 한은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낮추는 등 조치에 따라 성장세 둔화가 우려되자 반기 사이에 비중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 중국 그림자 금융 및 기업 부채 확대 우려에 따라 중국 금융·경제 불안도 18%에서 51%로 3배 가까이 불었다.
가계부채 누증 및 부동산 시장 불안정은 각각 45%, 41%였으나 이를 하나로 통합했을 때는 65%로 세 번째로 높게 나왔다. 지난 상반기 조사 때 가계부채 누증은 74%로 보호무역주의·통상합력 가중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누증과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들 요인이 1년 이내 및 1~3년 사이에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단기(1년 이내)에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지난 상반기 조사 때 9%에서 29%로 급등한 반면,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은 56%에서 27%로 가라 앉았다.
중기(1~3년)에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비중도 같은 조사 기간 중 38%에서 40%로 늘었다. 가능성이 낮다는 비중 역시 20%에서 16%로 줄었다.
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는 상반기에 비해 소폭 개선했다. 향후 3년간 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높다는 응답 비율은 36%에서 37%로 오른 반면 '낮다'는 비율은 11%에서 7%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