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편의점업계가 정부와 여당의 '가맹점주 노조' 입법 추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점주들에게 지나친 권한이 생길 것은 우려되지만 반대하기에는 여론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가맹점주들이 법적 지위를 보장받는 단체를 결성할 수 있도록 하는 '가맹점주단체 신고제도' 입법화를 위한 가맹사업거래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에는 가맹점주단체와의 교섭 거부를 불허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사실상의 '가맹점주 노조'다.
개인사업자인 편의점주가 노동자조합을 구성할 수 있냐는 지적이 있지만 해외에서는 대체로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는 일본 세븐일레븐과 훼미리마트의 가맹점주들이 결성한 노조가 회사와 충돌하자 노동위원회가 노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국내 편의점업계도 일단은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점주들로 구성된 협의회가 본사와 다양한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노조가 생긴다 해도 구성이나 방식면에서 현 협의회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편의점주들로 구성된 협의회가 있고 이들이 사실상의 노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협의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영향이 크겠지만 편의점업계는 대체로 점주 협의회의 목소리가 큰 편"이라며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가맹점주 단체에 얼마나 큰 권한이 주어질지에 대해 고심하는 눈치다. 가맹점주 단체가 단체교섭권을 갖게 될 경우, 혹은 복수 단체가 다른 의견을 주장할 경우 등 골치아픈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간 계약은 갑과 을의 근로계약이 아닌 동등한 관계에서의 사업 계약이라는데서 오는 문제도 있다. 본사와 점주가 1:1로 계약을 맺는 업계 특성상 단체 결성으로 인해 계약 조건이 노출되거나 조정을 요구할 경우 본사가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사업을 꾸려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지금도 업계에서는 편의점은 '점주가 왕'이라고 할 정도로 점주들의 목소리가 크다"며 "본사와 점주간의 계약이 수시로 변경되거나 공개될 수 있다면 프랜차이즈 사업의 근본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