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서 제공하기 어려운 패션·문화 기능 많은 공간인데" 정부 방침에 소비자 불만 목소리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대형마트도, 복합쇼핑몰도 문을 닫으면 주말엔 대체 어디를 가야 하나요"
정부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이어 스타필드와 롯데월드몰 등 복합쇼핑몰에까지 의무휴업을 적용하겠다고 나서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정부를 향해 복합쇼핑몰의 영업규제안에 대해 '읍소'에 나선 것도 바로 이런 고민 때문이다. 경쟁력을 기를 틈을 주지 않는 연쇄 규제가 유통업계의 발을 묶고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의무휴업을 통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보호하는 동시에 휴일이 없는 복합쇼핑몰 입점 상인들과 종사자의 건강권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의무휴업안 발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복합쇼핑몰은 대형마트나 SSM과 달리 식료품 매장 비중이 낮은 반면, 주변 지역 상권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패션·문화·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주를 이룬다. 전통시장·소상공인과의 경쟁 구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입점 상인의 70%가 소상공인이거나 자영업자다. 의무휴업이 이뤄질 경우 직접적으로 손실을 입게 된다.
한 대형 쇼핑몰 관계자는 "정부가 의무휴업을 결정한다면 쉬는 수 밖에 없다"면서도 "입점한 업체, 우리와 거래 중인 소상공인들은 그만큼 매출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때문에 지역 상권이 붕괴될 것이란 정부 주장과는 반대로 복합쇼핑몰이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복합쇼핑몰인 고양스타필드의 경우, 전체 고객 중 78%가 매장에서 5㎞ 밖 지역에서 유입되며 스타필드 이용 고객의 25%는 1㎞ 이내의 다른 점포를 동시에 이용하고 있었다.
복합쇼핑몰이 단순히 '쇼핑'을 하는 공간이 아닌, 가족이 함께 놀러 와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테마파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어 주변 상권에 피해보다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상공인들 역시 대부분 의무휴업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잠실 롯데월드몰과 신세계 하남스타필드몰, 현대백화점 판교몰 등 주요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81.7%가 규제를 반대했다. 규제 도입 시 매출이 5.1% 감소하고 고용이 4%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편의점업계처럼 자율 협약을 만들거나 탄력 휴무제 등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정부가 해도 되는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지정해 주는 '하향식 규제'가 아닌 업계 스스로 자정하고 주변 상권과 동화할 수 있는 '상향식 규제'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환익 한경연 상무는 "복합쇼핑몰 규제 논의 과정에서 입점해 있는 소상공인들이 배제됐다"며 "입점 소상공인들의 매출과 고용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 규제 법안 도입 논의는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