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을 두고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나아진 만큼 추가 구조조정이 불필요하다는 대우조선해양 측과 애초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채권단의 입장이 대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경영실적을 볼 게 아니라, 과거 자구안 제출 시 목표로 잡았던 성과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구조조정 감원 폭을 놓고 채권단과 논의 중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안들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기본적인 사안들을 협의한 게 있다"며 "잘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과는 '온도 차'를 보인다. 당시 정 사장은 "매출 등 실적 예상치가 달라졌다"며 "인력 구조조정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대우조선해양은 약 1000명의 인력을 내보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마련한 자구계획안에서 2015년 말 1만3199명이었던 인력을 올해 말까지 9000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 수는 9960명이다.

양측 의견대로라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산업은행 측과 불필요하다는 대우조선해양 측의 주장이 대치되고 있다.

정성립 사장의 말대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9.6% 줄어들기는 했지만,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1∼3분기의 누적 영업이익은 7050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707억원, 27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주 목표 달성률도 나쁜 편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73억 달러를 수주 목표로 잡았는데, 현재까지 52억7000만 달러가량을 수주해 72.2%를 달성 중이다. 남은 연말까지 수주 목표 달성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게 대우조선해양 측의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며 "앞으로 수주를 좀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개 년도 실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면서 "일시적인 효과인지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비롯해 과거 제출한 자구계획 내 예상치 등을 비교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산업은행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공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동종업계인 삼성중공업의 경우 '적자'와 '수주 절벽'에 시달리다 결국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는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기존 위로금 외 '특별위로금'까지 추가로 얹어주며 인력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위로금을 더 주더라도 인건비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는 의도로 풀이된다.김양혁기자 mj@dt.co.kr

대우조선해양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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