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한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아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이날 수도 도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카타르의 국제적 역할을 증진하기 위한 장기 전략을 검토한 결과 OPEC을 탈퇴하기로 결정했다"며 "천연가스 생산을 늘리기 위한 개발 계획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OPEC에 속하지 않은 주요 산유국이 최근 하락세인 유가 상승을 위한 감산 논의를 하게 될 6일 빈 회의가 카타르가 참석하는 마지막 OPEC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는 원유를 생산하긴 하지만 올해 10월 기준 하루 평균 61만 배럴로 적은 대신 액화천연가스(LNG)는 전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를 원유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480만 배럴로 OPEC 2위 산유국 이라크와 맞먹는다. 카타르는 지난해 테러단체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단교·봉쇄 조치에 맞서 사우디 측의 친이란 정책 폐기 요구에 굴하지 않고 독자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OPEC 탈퇴도 이 단체를 사실상 좌우하는 사우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에너지 정책을 펴기 위한 것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이런 정치·외교적 배경과 더불어 OPEC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카타르가 탈퇴를 전격 발표한 이유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빠르게 늘리면서 이들 국가의 산유량이 사우디와 맞먹는 양까지 늘어나 국제 유가는 OPEC의 합의가 아닌 사우디, 미국, 러시아의 빅3의 입김에 자우되면서 나머지 회원국들은 들러리가 된 모양세다.
사우디의 단교·봉쇄를 벗어나 독자 행보를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가 절실한 형편의 카타르로서는 이번 탈퇴와 함께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발맞춰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원년 멤버인 카타르의 탈퇴는 국제 유가를 좌지우지하던 OPEC의 위상과 역할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 주며, 다른 OPEC 회원국의 도미노 탈퇴로 이어진다면 1960년 창설이후 60년간 견고했던 '석유 카르텔'의 최대 위기이며,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의 위상 추락으로 이어져 중동의 다극화로 이어질 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