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실업률 역전 나타나
채용시장에 뛰어든 고령층이 증가한 데다 경기부진까지 영향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 20~30만명…올 3분기 1만7000명 그쳐

청년실업률에 이어 중장년층 실업률도 미국을 넘어섰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급격한 고령화로 중장년층 경제활동인구 비중이 빠르게 증가한 데다 경기 악화에 따른 고용난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이 통계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55∼64세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오른 2.9%였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실업률은 우리보다 0.2%포인트 낮은 2.7%였다. 우리나라의 중장년층 실업률이 미국을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3년 3분기부터 2001년 1분기 이후 17년만이다.

우리나라 중장년층 실업률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보다 3~4%포인트 낮았지만, 이후 격차가 지속 줄어들면서 올해 역전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노동시장이 큰 선진국에서 중장년층 실업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실업률은 경기상황과 함께 경제활동 참가율 등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의 성숙도가 낮은 우리나라의 중장년층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한-미 간 실업률 역전 현상은 2분기 연속 계속되고 있다. 3분기 한국의 중장년층 실업률은 지난해보다 0.5%포인트 상승한 3.0%였지만, 미국은 0.3%포인트 하락해 우리보다 0.1%포인트 낮은 2.9%였다.

청년층(15~24세)에 이어 중장년 실업률까지 미국을 넘어서면서 전체 실업률 역전도 목전에 두고 있다. 3분기 기준 한국의 실업률은 3.8%로, 미국(3.9%)과 0.1%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해 1분기에 미국을 넘어선 뒤 7분기 연속 상승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를 넓혔다.

이처럼 중장년층 실업률이 악화된 데는 경기 악화로 고용상황도 나빠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취업자 증가폭도 지난해 1~2분기에는 35만명을 웃돌았고, 3~4분기에도 25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는 1~2분기 10만명대로 떨어졌고, 3분기에는 1만7000수준까지 추락했다.

조선과 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 부문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등 경기가 나빠진 데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고령층이 대거 채용시장으로 들어간 것도 실업률 지표가 나빠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제활동인구가 빠르게 늘면 실업률도 오르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중장년층 실업률 상승은 경기 영향도 있지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