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에 이어 미국 지역 인사를 단행하며 실적 부진 지역에서 반전을 꾀한다. 중국과 미국 등 해외지역은 현대·기아차 판매량의 80%를 넘어선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 고조되는 가운데 연말을 앞두고 대대적인 '쇄신'을 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30일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 교체를 포함, 멕시코법인장, 슬로바키아법인장, 러시아권역본부장 보임 인사를 발표했다. 해외사업 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과 인도권역본부장에 대한 교체 인사도 이뤄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월 이용우 부사장을 북미권역본부장으로 발령한 데 이어 지난달 미국판매법인장이었던 이경수 부사장을 교체하는 등 미국 담당 임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또 지난 16일 현대·기아차는 중국사업을 담당하던 설영흥 고문을 비상임 고문으로 발령하고, 이병호 부사장을 중국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 보임하는 등 중국사업본부 내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 '물갈이 인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인사는 정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 단행된 첫 대규모 인사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인사로 현대·기아차 해외부문 임원 인사를 일단락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은 중국과 미국 등 'G2'에서 비롯됐다. 인사를 통해 전열 재정비를 마친 만큼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시동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과 미국을 필두로 한 해외지역은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량의 80%를 웃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0월까지 중국에서 91만대를 판매했지만, 10% 성장에 그쳤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 등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미국에서도 1.4% 감소한 105만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미국에서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실적 부진을 돌파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사는 해외권역본부 체제를 정착해 권역별 자율경영 시스템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판단도 엿볼 수 있다.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에 임명된 김승진 부사장은 글로벌미래전략TFT장을 역임하며 해외권역본부 체제의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온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권역본부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작년 10월 본사 조직을 갖춘 데 이어 올해 7월 이후 북미와 유럽, 인도, 러시아 권역본부를 설립했다. 각 권역본부는 현지 시장전략, 생산, 판매 등을 통합 운영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본사와 유기적 결합으로 민첩하면서도 유연하게 현장 경쟁력을 지속해서 높여 나갈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세계 판매 중 중국을 포함한 해외 판매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해외 부문의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며 "글로벌 사업 조직에 대한 전열 재정비로 활력을 불러오고, 동시에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