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가 반도체 다음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업체에 2700억원을 투자한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차 정책 강화로 배터리 부품·소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자체 사업의 부품·소재 수직계열화는 물론 지분 투자에 따른 추가 이익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27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 필수부품인 동박(Copper Foil)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Wason)사 지분(약 2700억 원 규모)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로 SK㈜는 중국 1위 동박 제조업체의 2대 주주가 된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재의 지지체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부품이다. 머리카락 두께의 약 15분의 1 수준의 얇은 구리 호일로 고도의 공정 제어 기술과 설비 경쟁력이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동박 시장 역시 2025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전기차 1대당 동박 사용량은 40kg 수준으로 휴대전화의 동박 사용량(4g)의 만 배 가량이 많다. SK㈜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만한 고품질 동박을 만드는 기업은 전세계 6곳에 불과하다.
이 중 유일한 중국 업체가 2001년 설립된 왓슨으로, 세계 2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제조업체인 CATL으로부터 장기 계약 요청을 받는 등 다양한 판매 채널과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어 투자 가치도 높다. 왓슨은 작년 매출 3400억원, 영업이익은 620억원이고, 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 마진율이 20%가 넘는 고수익 업체다. 생산 규모를 올해 3만톤에서 2022년 7만5000톤까지 확대하고 있어 지속적인 이익 증대가 예상된다.
SK㈜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전기차 관련 부품·소재 사업을 확대하는 등 관련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의 2배 속도로 성장 중"이리며 "이번 투자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직접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조지아 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연간 9.8GWh 생산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1조139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중국에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과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생산 공장을 짓기 위해 약 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배터리 사업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