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독수리훈련 규모를 축소키로 한데 이어 상위급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 육군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군사 훈련에 변화가 있다"며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상공에서 진행되는 미군 전략 폭격기 비행은 북한이 가장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지난 2004년 이후부터 B계열 전략 폭격기(B-2·B-1B·B-52)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하고 정기적으로 한국·일본·호주 등 동맹국과 함께 비행 훈련을 진행해왔다.

브라운 사령관은 이날 "이번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를 다루기 위한 외교적 공간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외교 협상을 무산시킬 행동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전략폭격기가 한반도를 비행하지 않더라도 전체 운항 횟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브라운 사령관은 이왕근 공군참모총장과의 화상 통화에서 남북 판문점 선언 군사 합의서를 지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발표 역시 비핵화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브라운 사령관에 따르면 상위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한국군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영공과 영해에서만 폭격기 훈련은 중단하고 일본·호주 영공과 영해에서는 훈련을 지속하는 방식이다. 브라운 사령관은 "폭격기 임무의 총량은 같다"고 했다. 미국은 일단 우리 정부의 훈련 중단 및 감축 요청은 받아들이지만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독자적인 출동 태세를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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