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에 속도
롯데그룹이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에 착수한다. 신동빈 회장(사진)은 지난달 경영에 복귀한 후 식품·유통 부문, 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금융계열사 매각 등 '뉴 롯데' 사업재편을 위한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지주는 27일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대폭 줄여 지배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업과 투자부문 간 리스크를 분리해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내년 10월까지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78% 보유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호텔롯데가 23.68%를 보유한 대주주이며 부산롯데호텔과 롯데역사가 각각 21.69%와 7.1%를 보유 중이다.

당초 신동빈 회장은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외부에 매각하기보다는 지분 교환 등으로 롯데 계열사에 내부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카드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업계 내 영향력도 저조해 결국 외부 매각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매각 대상이 된 양 사는 이날 오전 사내 통신망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매각 방침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는 상기 회사들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할 계획"이라며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 하면서 롯데 임직원들을 보호하고 존중해 줄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롯데캐피탈의 경우 아직 매각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 롯데지주는 롯데캐피탈의 지분 25.64%를 보유한 2대 주주(호텔롯데 39.37%)다. 롯데카드와 달리 매년 이익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급한 불'은 아니라는 평가다. 하지만 카드와 손보를 매각하기로 한 만큼 캐피탈을 보유할 필요성이 낮아져 결국 매각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캐피탈은 아직 매각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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