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위서 뒤집히면 '체면' 구겨
올해도 '적당한' 선 합의 가능성

국회 상임위원회가 예산 심의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떠넘기고 있다. 이런 행태는 매년 새해 예산안 심의과정을 거치면서 노골화하고 있다. 쟁점 예산에 대한 여야의 '합의 채널'이 상임위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중심으로 형성되는 탓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북협력기금,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이 문제가 됐다. 이들 예산은 외교통일위원회(남북협력기금), 환경노동위원회(일자리 안정자금)에서 합의되지 않은 채 바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원안을 지키려는 여당과 삭감하려는 야당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여야는 3조원에 달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예산을 환노위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환노위는 예산안 심의 권한을 예결특위에 떠넘겼다. 예결위는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2조9709억원)을 정부 원안대로 합의했다. 지난 5월 추경안 심사 당시엔 청년일자리 창출 예산, 지역 경제 활성화 예산이 예결위 추경소위에서 정부 원안보다 오히려 증액됐다.

상임위가 쟁점 예산의 증·감액 여부를 예결특위로 넘기는 이유는 지난 2014년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이 도입된 이후 예산안 심의 기간이 짧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내는 정치적인 부담을 떠안는 게 싫어서다.

쟁점예산이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내 소위, 즉 '소소위'에서 논의될 경우 국회 속기록에 논의 내용이 남지 않는다.

쟁점예산의 삭감 또는 원안 관철을 위해 상임위에서 치열하게 싸워도 소소위에서 결과가 뒤집히면 오히려 체면을 구길 수 있다.

올해도 여야가 '적당한' 선에서 예산안 증·감액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 코앞에 다가왔고, 쟁점 예산이 많은 탓이지만, 상임위 '무용론'은 올해도 어김없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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