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도심 유무선 통신장애 긴급상황 대비한 백업체계 없어 소방시설 전무… 소화기만 비치 신용카드 등 천문학적 피해 전망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 등이 전날 발생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현국사 화재 통신대란
지난 24일 KT 아현국사 화재로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 등 6개구와 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의 통신망이 불통되는 대란이 발생했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장기간 유무선 통신장애가 빚어진 것은 15년만의 사건으로, 이동통신, IPTV 불통은 물론 신용카드 접속장애로 인한 손해액 까지 더하면 피해규모가 천문학적인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차세대 통신망인 5G(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둔 시점에서 발생해 통신업계 전반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KT 아현국사 화재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12분께 시작돼 10시간 만에 진압됐다. 전화선 16만8000회선, 광케이블 220조(전선 세트)에 달하는 대규모 기간통신망이 집적된 곳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용산구, 은평구, 영등포구, 중구는 물론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 유선전화, 이동전화, 인터넷서비스가 장애를 빚었다.
KT는 화재가 발생한 24일, 이동기지국 등을 현장에 배치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조치에 나섰지만, 통신망을 이용한 모든 서비스가 끊기면서 시민과 사업자들의 불편은 상당했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 휴대폰 사용 뿐만 아니라 카드 결제가 끊기면서 KT 통신망을 쓰는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특히 컸다.
이번에 화재가 난 아현국사는 과기정통부로 부터 등급지정(A·B·C등급)을 받지 못한 D등급 국사로, 긴급 상황시 백업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특히 피해가 급속도로 번졌다. 이번 통신대란은 최근 15년간 최장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KT는 현재 소방방재청과 화재원인을 찾고 있는 상태다. 당장, 주요 화재 원인으로 허술한 방재 설비와 관리가 지목된다. 대규모 국가 기간통신 시설이 집적화 된 지하 통신구에 소화기만 비치돼 있었을 뿐, 스프링클러 등의 소방방재 시설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KT는 불길이 잡힌 24일 오후부터 복구 작업에 착수해, 25일 오전 10시 50분 현재, 이동전화는 53%, 인터넷 77% 등 빠른 복구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유선망 장애에 대해서는 1000대의 무선 라우터를 보급해 영업상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설비 복구 전 임시 우회망을 설치해 통신을 재개하는 가복구에 1∼2일, 완전 복구에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KT는 고객 피해에 대한 전면적인 보상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황창규 KT 회장은 "고객들께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면서 "KT는 관련 기관과 협의해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개인 및 소상공인 등 고객들에 대해 적극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우선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유무선 가입자에 1개월 요금을 감면해 줄 방침이다. 그러나 카드결재 불통으로 큰 손해를 본 소상공인들에 대한 보상기준은 별도로 검토키로 했다. 또 "KT는 관련 기관과 협의해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개인 및 소상공인 등 고객들에 대해 적극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25일 KT를 비롯해 통신사들이 참가하는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중요 통신시설 전체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화재방지 시설 확충 등 체계적인 재발 방지 조치를 12월말 까지 마련키로 했다.